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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된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 성공하면 '잭팟'

  • 2022.03.29(화) 06:50

글로벌 CNS 치료제 시장 2024년 '143조' 예상
"개발 성공률 낮지만 블록버스터 성장 가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뇌전증, 퇴행성 신경질환,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CNS 치료제 영역은 성장성이 높은 '블루 오션'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 질환 환자는 증가하지만 치료제 개발은 더디게 진행되며 성공 시 '잭팟'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된 CNS 치료제가 많지 않은 만큼 국내 기업도 개발에 성공하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배달해주는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등을 통해 CNS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도 불붙은 CNS 치료제 개발 경쟁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에스케이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온투즈리)'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다국가 임상개발, 인·허가, 시판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 개발에 성공한 신약이다. 현재 성인 부분발작 치료제로 허가를 받고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을 △소아 부분발작 △성인 전신발작 △소아 전신발작으로 넓힐 계획이다. 모두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까지 이를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품목허가신청(NDA)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또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인 'SKL24741'도 개발하고 있다. SKL24741은 기존 뇌전증 치료제가 듣지 않는 60%의 성인 환자를 타깃으로 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약물이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는 것을 돕는 자사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CNS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은 현재 미국 임상 진입을 위한 전임상 단계에 있다. ABL301은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전달해 치료효과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ABL301을 10억6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L/O)하는 계약을 체결, 최근 계약금 7500만달러(약 910억원)를 수령했다.

아직까지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국내에서는 젬백스와 아리바이오가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젬백스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GV1001'의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GV1001은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와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용도를 변경해 개발하고 있다. 젬백스에 따르면 GV1001은 임상2상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GV1001의 임상3상은 국내 50여개 병원에서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도 후보물질 'AR1001'의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앞서 미국에서 AR1001의 임상2상을 진행한 결과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1345억원의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 임상3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다만 지난 15일 기술성평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증시 입성엔 빨간불이 켜졌다. 기술성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은 원인으로 △임상3상에 진입하지 못한 점과 △기술이전 진척상황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이 거론됐다. 아리바이오는 기업공개(IPO)와 별개로 AR1001의 임상3상은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 중 다국가 임상3상 IND 승인을 받고 4분기 첫 환자 투약을 목표를 하고 있다.

2년 뒤 143조 시장…성공하면 '잭팟'

CNS는 뇌와 척수로 이뤄진 기관으로, CNS에 문제가 생기면 운동 능력 상실, 정신 장애 등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CNS 질환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하는 데다 사회경제적 비용도 많이 든다. CNS 질환은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발병률이 높다.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치료제 수요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CNS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1180억달러(약 143조 429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CNS 치료제 개발은 더딘 편이다. 개발 기간이 길고 난도 자체가 높다. CNS 질환 대부분 병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으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을 18년 만에 조건부 승인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효능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CNS 치료제의 신약개발 성공률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도전하는 이유는 개발에 성공하면 '블록버스터' 신약도 노릴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CNS 질환 관련 임상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8일 기준 질병관리청 임상연구정보서비스(CR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에 등록된 CNS 질환 관련 임상은 총 10건이다. 10년 전인 2011년만 해도 3건에 불과했던 임상 건수가 2019년 35건, 2020년 39건, 2021년 49건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 임상과 별개로 여러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해외에서도 CNS 질환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CNS 치료제는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이라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CNS 질환을 가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세계적으로 CNS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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