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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읽기]스팀, SNS로 만든 코인 경제 생태계

  • 2022.04.26(화) 14:30

양질의 콘텐츠 만든 이용자에게 코인 보상 주는 SNS
바이낸스 USDT 시장 상장에 상승…전망 낙관은 아직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가상자산(코인) 업계는 커뮤니티나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경제 생태계를 오래전부터 꿈꿔왔다. 예를 들어 난치병 환자가 자신의 진료 기록을 비롯한 의료 데이터를 연구자에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런 생태계를 '크립토 이코노미'라고 부른다. 가장 성공적인 크립토 이코노미 프로젝트론 블록체인 기반 SNS '스팀잇'을 꼽을 수 있다. 스팀잇에서 글을 쓰고 많은 추천을 받은 이에게 보상으로 제공되는 가상자산 '스팀(STEEM)'은 지난 일주일 동안 거래소 업비트에서 가장 많이 가격이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더 강력한 커뮤니티와 기회"

26일 업비트에 따르면 스팀은 지난 일주일 동안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가상자산으로 등극했다. 스팀은 블록체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스팀잇에서 많은 추천을 받은 글 작성자에게 보상으로 제공되는 가상자산이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스팀잇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글이 저장된다. 때문에 글을 수정할 수는 있지만 삭제할 수는 없다. 정확히는 작성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면 게시물을 삭제가 불가능하다. 과거에 쓴 글을 지울 수 없다 보니 이용자의 '잊혀질 권리'가 존중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한편으론 이용자가 글을 쓸 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긍정적인 기대도 받았다.

실제로 스팀잇은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가 올라오도록 독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을 쓴 이에게 스팀을 주는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스팀잇에선 기존 SNS의 '좋아요'나 '추천'에 해당하는 '업보트'라는 기능이 있다. 말 그대로 독자들이 마음에 드는 글을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팀잇에 글을 쓴 이에겐 자신이 받은 업보트 수에 비례하는 스팀을 제공한다. 창작자가 더 많은 스팀을 받기 위해 프리랜서 작가처럼 독자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독자가 글만 읽고 추천 버튼을 누르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업보트를 한 독자에겐 글쓴이의 3분의1에 달하는 스팀을 준다.

인플레이션 막는 '스팀파워'

스팀잇은 스팀이 시장에 과도하게 매도되면서 가격이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또 다른 토큰인 '스팀파워'를 만들었다. 이용자는 보유한 스팀을 스팀파워로 바꿔 SNS 내 '레벨'을 올릴 수 있다. 많은 스팀파워를 가진 이용자는 글을 쓰거나 다른 이의 글에 업보트를 눌렀을 때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단 스팀파워를 다시 스팀으로 바꾸려면 총 13주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일주일에 13분의 1에 달하는 스팀파워가 스팀으로 바뀐다. 이런 정책 때문에 일부 이용자는 스팀을 팔지 않고 스팀파워로 바꿔 보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가 스팀을 스팀파워로 전환하면 스팀을 최소 13주 이상 보유하게 돼, 대량 매도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

스팀잇은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을 대비해 '스팀달러'라는 토큰도 함께 발행해 운영 중이다. 스팀달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스팀처럼 가격이 변동되지 않고 개당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됐다.

이용자는 스팀의 가격 변동 폭이 너무 크다고 느낄 때, 스팀을 '스팀달러'로 바꿔 자산 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스팀잇 입장에선 가격이 낮아질 때 스팀을 보유한 이들이 스팀을 매도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트론 재단 인수 과정에서 논란도

스팀잇은 체계적인 보상 방식으로 SNS의 고질적인 문제인 '그림자 노동'을 해결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림자 노동이란 SNS나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글을 올리면서 사실상 콘텐츠 제작자로 '노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콘텐츠로 발생한 광고 수익 등은 플랫폼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탄탄한 시스템을 내세워 스팀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7년 공동 창업자 댄 라리머가 또 다른 창업자 네드 스캇과 의견 차이로 스팀잇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내려놓고 또 다른 가상자산 '이오스'를 만드는 등 고비를 겪기도 했지만, 2018년 가상자산 광풍과 함께 '돈 버는 SNS'로 이름을 알리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재단 '트론'이 2020년 스팀잇 인수에 나서며 위기를 겪었다. 트론은 창립자 저스틴 선이 같은 해 워런 버핏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비트코인을 선물하면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당시 저스틴 선은 스팀잇 인수를 위해 6500만개에 달하는 스팀을 사들였는데, 해당 물량은 2016년 스팀을 처음 발행할 때 스팀잇 재단 측이 직접 채굴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됐다. 2016년 기준 전체 채굴량의 80%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었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운영 재단이 자신들의 코인을 직접 채굴하는 것이 투명한 운영을 막는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운영 방향을 재단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업계에선 여러 사람이 지분 격인 코인을 보유해 운영자로 참여한다. 이를 '탈중앙화'라고 하는데, 스팀잇 재단이 직접 채굴한 스팀을 트론 재단에 매도한 것이 이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스팀잇이 2016년 스팀을 채굴할 당시 해당 코인을 커뮤니티 생태계 발전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문제는 더 커졌다. 스팀잇 재단과 운영진 사이의 갈등 속에 트론은 결국 스팀잇을 인수했고, 현재 스팀잇은 트론 재단이 운영 중이다.

바이낸스 USDT 상장으로 가격 상승

최근 스팀의 가격 상승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USDT 시장에 상장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USDT는 개당 1달러로 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스팀은 이번 상장으로 바이낸스에서 USDT로 사고팔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바이낸스 USDT 시장 상장을 뚜렷한 호재로 보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스팀의 전 세계 거래량 중 업비트에서 발생한 거래량이 약 80%를 차지한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시장 가격도 오른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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