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일상 회복에 한 발짝 가까이 가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근무제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근무 형태를 직접 고른다거나 집과 가까운 곳에 마련한 거점 오피스에서 일을 하는 등 전에 없던 일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이라는 본질에 초점을 맞춰 업무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새로운 근무제인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한다. 사무실 출근이나 원격(재택) 근무를 직원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제도다.
직원은 반기에 한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일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근무와 재택 근무 두가지 형태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재택 근무를 선택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부터 직원 개인이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근무 시간에 이어 코로나를 계기로 공간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한 것이다. 자율·책임·신뢰에 기반한 일하는 문화를 강화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과 경기 일산, 분당 등 3곳에 거점형 업무공간을 마련하고 운영하고 있다. 거점 오피스 '스피어'를 활용해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직원은 업무 성격에 따라 거점 오피스·본사·자택 등 본인이 원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외에도 본인의 근무 시간을 스스로 설계하는 'DYWT(Deisgn your work&time)'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KT 역시 IT 기술을 활용해 공간 제약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워크'를 안착시키고 있다. KT 직원은 사무실·재택·원격오피스(KT사옥에 직접 구축), 사설 공유 오피스 총 4가지 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 강서구 마곡사옥과 경기도 과천국사·판교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술부문 직군은 이틀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사흘은 재택 근무를 한다.
ICT 기업들이 이처럼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은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재택과 사무실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최근 나란히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정상 근무 체제로 전환에 나서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내달부터 모든 임직원이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게임사들이 정상 근무제로 복귀하는 것은 비대면 근무가 게임 개발 일정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게임사들은 코로나 이후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아쉬운 재무 성과를 거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