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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대가' 2차 변론…넷플릭스·SKB 의견차 못 좁혀

  • 2022.05.18(수) 23:15

항소심 2차 변론서 기존 입장 되풀이
"예상보다 판결 늦게 나올 가능성도"

망 이용대가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항소심 2차 변론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3년 넘게 망 이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번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상호무정산'(빌앤킵) 원칙을 들며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커넥트(OCA)를 운영하는 점을 들어 스스로를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ISP의 망을 이용해 최종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사업자(CP)이며 OCA를 만들었다고 ISP의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18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양측 법률대리인은 각각 30여분간 프레젠테이션(PPT) 형식으로 변론을 펼쳤다.

양측의 갈등은 3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6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으나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2심 절차가 시작됐다.

입장차만 확인한 넷플릭스·SKB

이날 변론에서 양측은 대체로 기존에 했던 주장을 되풀이했다. 넷플릭스는 쌍방이 비용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없으며 비용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무정산 방식으로 연결되므로 망 이용료를 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가 다른 ISP를 통하는 '트랜짓' 방식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전송받을 수 있었음에도 무정산 방식으로 오픈커넥트 연결을 선택한 것을 봤을 때 '망 이용대가를 지급받아야 연결한다'는 의사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했다.

국내 콘텐츠사업자(CP)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는 것처럼 넷플릭스도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SK브로드밴드의 주장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의 연결이 국내 CP와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와의 관계에서 국내 ISP는 '착신 ISP'이며 국내 CP와 달리 국내 ISP는 넷플릭스에 어떠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날 넷플릭스는 자신들이 사실상 ISP에 해당하므로 또 다른 ISP와 빌앤킵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1차 변론에서 OCA가 트래픽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는 만큼 망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빌앤킵은 ISP 상호간 정산방식이지 넷플릭스와 같은 CP와 ISP 간 거래에 적용할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OCA가 ISP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넷플릭스는 "국내 CP와의 관계에서 국내 ISP는 '송신 ISP'다"라며 "국내 CP는 전 세계 인터넷에 대한 접속 서비스를 제공받는 대가로 국내 ISP에 대가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인터넷 질서에 따라 미국에 있는 이용자가 국내 CP의 서비스를 사용해 트래픽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CP가 미국 ISP에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SKB "망 이용대가 지급은 상식"

SK브로드밴드는 이날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통신업계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터넷 시장에서는 송신 ISP와 착신 ISP의 개념이 따로 있지 않다"며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이용하고 그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CP"라고 강조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자체 개발한 OCA는 CDN으로써 데이터를 분산된 서버에 저장하는 시스템에 불과하다"며 "기간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ISP가 될 수 없다. 과거스스로가 CP임을 분명히 했던 넷플릭스가 OCA라는 걸 만들었다고 해서 ISP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고도 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양측은 망 이용대가에 대한 견해 차이로 2016년 1월 서비스 출시 당시 전송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일반 망을 이용해 국내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8년 초 트래픽 증가로 인해 전용망을 구축하게 됐으나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관한 합의를 전제로 한다면 공통 고객인 최종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해 관련 협의는 연결방식 변경 이후로 미루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망의 유상성에 비춰볼 때 당장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관한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추후 충분히 유상의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종국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행정지도를 통해서도 분쟁을 해결하고 망 이용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를 통해 트래픽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때문에 매년 수백억이 든다면 OCA를 통해 트래픽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는 OCA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못하고 공간 사용료나 전기 요금이 많이 들어서 OCA를 설치하지 못하는 것처럼 주장한다"며 "OCA 8대 정도면 한 국가에 필요한 전체 콘텐츠를 다 담을 수 있는데 1대당 전력 사용에 필요한 비용은 한달에 4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심리에서부터 쟁점을 한정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다음달 15일 진행되는 변론기일에는 무정산합의에 대한 쟁점에 대해 심리를 진행한다. 이후 부당이득 반환, 상인의 보수청구권, 손해나 이득의 범위 등을 쟁점별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측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는 "해당 재판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재판부가 충실히 심리를 진행하고 판결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판결이 늦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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