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UAM 실증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차, SK텔레콤, 한화 등 다수의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관련규정이 없어 다시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표 사례가 전파 규정이다. 공중을 비행하는 UAM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어떤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지 정해야 하는데, 아직 별다른 규정이 없어 임시방편으로 항공체계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서울 전자파기술원에서 열린 '제6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신용식 SK텔레콤 부사장은 "UAM을 운항하려면 관제, 통신, 안전, 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한 주파수가 필수적"이라면서 "아직 어느 하나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항공체계 주파수를 사용 중이지만 정부가 산업계와 고민하며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도 주파수 표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신승규 현대차 상무는 "이제 전파를 사용하지 않고는 사업이 되지 않을 정도"라며 "정부에서 해외 UAM과 표준화 동향을 감안해 표준을 마련하고 주파수를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론 5030~5091㎒ 대역의 주파수를 UAM 제어에 사용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UAM 주파수 표준을 마련해 하루빨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이번 산업계 건의에 대해 8월까지 답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 주파수 공급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감담회에서는 5G 특화망 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주파수 시범사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화망이란 통신사가 아닌 사업자들도 5G 서비스를 특정 지역에 직접 구축할 수 있는 통신망을 말한다. 공장이나 사옥 등에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직접 5G망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5G 특화망 주파수 할당을 신청해 28㎓ 대역 600㎒폭(28.9~29.5㎓)과 4.7㎓ 대역 100㎒(4.72~4.82㎓)를 받았다. 해당 특화망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신사옥에 구축해 자율주행 로봇을 운영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관련 주파수를 6개월 정도 시범 사용하는 약식절차를 마련하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 신청 절차가 복잡한데다, 일단 신청하고 나면 2년간 써야하기 때문에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차관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전파 규제를 발굴해 과감히 개선하고 미래 신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새로운 주파수 수요를 발굴·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