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전기로 생산 방식을 이용해 탄소 발생을 기존 고로 대비 30%가량 줄인 '저탄소 고급 판재' 생산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통한 1.0기가파스칼(GPa)급 고급 판재 시험생산과 부품 제작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1기가파스칼은 가로·세로 1㎜ 크기 재료가 100㎏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강도를 뜻한다.
시험생산에 성공한 저탄소 판재는 고로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환원시켜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신,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고철)을 사용해 쇳물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직접환원철은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이는 대신 고체 상태의 철광석에 직접 천연가스 등을 주입해 만든 대체 철 원료다.
현대제철은 이와 관련 "미세 성분 조정이 가능한 특수강 전기로 정련 기술과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압연 기술을 활용했다"며 "이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지 못했던 고급 판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 개발은 기존 전기로와는 차별화된 정련 설비를 이용해 구리(Cu), 주석(Sn), 황(S), 질소(N) 등의 품질저해 원소를 미세하게 제어하는 제강부문의 노력이 일단 작용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용 외판재와 초고장력강 생산 기술을 보유한 압연 부문의 노하우 등 전사적인 협업을 통해 실제 생산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협업을 통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현대제철의 저탄소 제품 공급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 및 부품 제작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아울러 신규설비가 아니라 보유 중인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고급 판재를 생산한 것이기도 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시험생산 성공으로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활용한 저탄소 고급 제품 공급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탄소중립 기술을 통해 저탄소 제품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