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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꾸린 정부, 포스코 '불신' 깔려있나

  • 2022.09.15(목) 10:44

산업부 "충분히 예보된 상황서 큰 피해, 따져볼 것"
포스코 "태풍과 하천 범람이 피해 원인…자연재해"

정부가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것에 대해 '인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반면 포스코는 하천의 범람으로 인한 재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양측이 침수 피해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제철소에서 소방공무원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장 내부의 물을 빼고 있다. / 사진 = 회사 제공.

산업부 "포스코-전문가 파악 다르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주 중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민관 합동 철강수급조사단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영진 1차관은 "태풍에 따른 포항 철강산업의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철강재 생산 정상화 시기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 산업의 공급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단을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산업부가 직접 조사단을 꾸린 배경에는 포스코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지난 6일 이후 아직 구체적인 피해규모나 정상화 시기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브리핑에서 정상화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장 차관은 "포스코 등 업계에서 파악하는 것과 일부 전문가들이 파악하는 부분이 조금 달라, 이번에 조사단 활동을 통해서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포항제철소) 열연 2공장은 정상화에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사단의 조사 대상에는 이번 침수 피해가 왜 일어났는지도 포함됐다. 장영진 차관은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저희가 중점적으로 한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예고된 재해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을 들여다보겠다는 얘기다.

포스코 "태풍과 하천 범람에 제철소 침수"

반면 포스코 측은 이번 침수 피해가 자연재해라는 입장이다. 태풍으로 인한 폭우와 포항 앞바다 만조가 겹치면서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냉천)의 범람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가 태풍과 냉천 범람을 별도로 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포스코가 최근 낸 보도자료를 보면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와 냉천 범람으로 인해 제철소 대부분 지역이 침수됐다"고 표현했다. 재해인 태풍과 별개로 사람이 관리하는 하천에 원인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형일 포스코 금속노조 지회장은 최근 비즈니스워치와의 전화통화에서 "MB정부 시절 제철소 인근에 위치한 냉천을 활용해 체육공원시설을 조성했다"며 "(시설 조성이 아닌) 하천을 더 깊게 팠다면 범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개입, 주목받는 이유

정부가 조사단을 꾸려 사기업인 포스코의 침수 피해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이 주목받는 이유는 포스코의 지배구조와 연관이 있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분 8.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다. 포스코홀딩스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친 후보를 이사회가 주주총회에 추천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회장 선임을 두고 정치권 등 외풍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역대 회장단의 임기를 보면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됐다. 김만제·유상부·이구택·정준양·권오준 등 역대 회장들은 정권교체기에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중도 퇴임했다.

최정우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일 년 뒤인 2018년 7월 취임한 이후 작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정부의 조사단 개입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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