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금 조달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의 실적까지 위축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로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인 반도체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걱정이 컸다.
삼성전자의 3분기 순이익은 9조39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6%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순이익은 1조1027억원으로 같은 기간 66.7% 줄었다.
문제는 반도체업황이 3분기보다 4분기가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 8조원대를 기록할 경우 지난해 1분기(9조38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10조원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증권가의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19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이다.
레고랜드·흥국생명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이 금융시장을 넘어 가계 경제에도 스며들 태세다. 당장 중견기업과 대기업할 것 없이 돈줄이 말라붙으면서 신용위기가 촉발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9월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 불이행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낮게 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급한 대로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04조670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9조7717억원 늘었다.
다만 대출이자가 부담이다. 미국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고, 한국은행도 돈줄을 조이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0.50%에서 지난달 3.00%로 2.50%p 인상됐다.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