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전장부품(차량용 전자부품) 부문이 올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전장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다. 2019년 정철동 사장 부임 이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힘써온 LG이노텍의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환골탈태' 전장부품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 부문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74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3분기만 떼놓고 보면 2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흑자전환 했다.
그동안 전장 부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외형 확대를 위해 저가 수주를 단행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매출은 2021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성장해왔다.
커져가는 외형 만큼 내실은 키우지 못했다. LG이노텍 전장 부문은 지난해 1분기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왔다.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과 전자기판 사업이 매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끈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7년부터 적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내년엔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G이노텍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차량부품 산업은 주행 보조 시스템이 고도화됨에 따라 전자, 통신 부품의 채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의 친환경차 출시로 인해 신규 전자부품 수요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며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과 수주 활동 전개 및 지속적인 원가구조 개선 활동으로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결은 '고객사 정예화'
보통 전장부품은 완성차 업체별, 자동차 모델별로 다른 제원의 부품이 들어간다. 때문에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는 스마트폰 부품과 달리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런 전장 사업의 특성은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이 적자를 지속해온 가장 큰 이유다.
실적 개선의 배경엔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LG이노텍은 정철동 사장이 201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소수의 고객사와 거래량을 늘리는 '정예화' 작업을 오랜 기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화의 핵심은 생산성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소수와 거래한다면 부품을 소품종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범용성이 높은 부품(플랫폼 모델) 위주로 생산해 생산력을 극대화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전장부품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 사업의 전망도 밝다. 최근 전장부품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보급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수주사업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전장사업은 수주잔고 및 매출 증가로 향후 흑자 기조가 예상되며 중장기 수익구조 다변화가 기대된다"며 "오는 2024년까지 LG이노텍 전장사업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