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1일 단행한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기존 8명의 부회장단을 포함한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을 그대로 유임시켰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도전적 인사보다는 최소한의 변화로 위기 극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 계열사 간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 4연임 성공
1일 SK그룹에 따르면 그룹 최고 의사결정협의체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대식 의장이 그룹 사상 처음으로 4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선임된 조 의장은 2년 임기의 의장직을 3번째 연임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4년까지 8년 동안 의장 자리를 지키게 됐다.
SK그룹은 현재 7개 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되, 5개사 수장을 교체했다.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ICT위원회 위원장으로 각각 선임됐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을,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SV위원회 위원장을 맡게됐다. 이형희 SV위원회 위원장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맡게 됐다.
주력 부품 계열사 수장들 대부분 유임
SK하이닉스, SK온, SKC 등 부품 계열사도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최재원 SK온 부회장, 박원철 SKC 대표이사 모두 유임했다.
SK하이닉스는 조직 개편을 통해 반도체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먼저 글로벌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이슈 대응을 위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한다. 또 글로벌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오퍼레이션 TF'를 CEO 산하에 구성한다. 미래기술연구원 차선용 담당이 TF장을 겸직한다.
제품과 고객지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GSM(Global Sales & Marketing)' 조직은 해외영업을 맡는 '글로벌 세일스'와 '마케팅·상품기획'으로 양분한다. 기존 안전개발제조담당과 사업담당 조직을 폐지해 CEO와 주요 조직 경영진간 의사결정의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성장전략 실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SK엔무브 사장에 박상규 SK네트웍스 총괄사장을 선임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에 김철중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을 승진 발령했다.
조직 개편은 사업지주회사로서의 기능과 역량 확대에 초점을 뒀다. 글로벌 첨단기술 현장에서 유망기술을 발굴·확보하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과 사업자회사들의 이익개선활동을 지원하는 '성과관리담당'을 신설했다.
SK네트웍스, 최성환 사장 승진 '3세 경영' 돌입
SK네트웍스는 최성환 사업총괄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에 돌입한다. 최성환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조카다. 새롭게 총괄사장으로 선임된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과 함께 책임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SK매직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 이후 변화 관리 업무에 집중할 '디지털혁신실'과 전사차원의 업무 효율화를 추진할 'BPR TF'를 신설했다.
그룹 지주사이자 투자전문회사 SK㈜는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CFO 역할을 강화해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관리 기능을 총괄하려는 차원이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재무관리뿐 아니라 사업 시너지 제고 등 종합적 관점에서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