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국산 신약 31호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허가를 1차 치료제로 변경 신청할 전망이다. 현재 렉라자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1차 치료제 시장은 2차 치료제 시장보다 규모가 약 3배 큰 만큼 매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3상 임상 'LASER301' 결과를 발표했다. 'LASER301'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1차 치료제로서의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3상이다.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 없는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아시아인 258명, 비아시아인 135명 등 총 393명을 대상으로 EGFR 1차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니브(제품명: 이레사)' 투여 대비 레이저티닙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날 발표는 임상3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교수가 맡았다. 그에 따르면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PFS)에 대한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로 나타났다. 반면 기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게피티니브'의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진행생존기간을 개선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PFS는 무작위 배정 시점부터 객관적인 종양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으로, 쉽게 말하면 질병의 진행을 억제한 기간을 말한다.
또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반응률(ORR)에 대한 분석 결과 레이터지닙 투여군과 게피티니브 투여군 모두 각각 76%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응지속기간(DOR)에 대한 분석 결과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9.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8.4개월로 나타났다. ORR은 전체 환자 대비 종양크기 감소 등의 객관적인 반응(완전 혹은 부분)이 관찰된 환자 비율, DOR은 질병에 대한 약물의 객관적 반응이 관찰된 시점부터 질병의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아울러 전체생존기간(OS)에 대한 분석 결과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OS는 무작위 배정 시점부터 사망까지의 시간을 측정한다.
조 교수는 "EGFR 변이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데 전이성 유방암, 전이성 대장암, 전이성 위암, 전이성 전립선암 등 전이성 암을 합친 것 이상으로 환자 수가 많다"면서 "이번 임상에서 레이저티닙은 1차 치료제로서 우월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렉라자는 3세대 표적치료제로 국내에서는 2차 치료제로 지난 2019년 12월 11일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기존 표적치료제는 1세대 이레사와 타쎄바, 2세대 지오트립, 3세대 타그리소, 렉라자가 있다. 렉라자를 제외한 다른 치료제들은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항암 치료는 1차 치료 후 내성·변이 등이 발생해 1차 치료제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1차 치료제 시장은 약 3000억원, 2차 치료제 시장은 약 1000억원 규모다.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야 내수 시장 및 매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조욱제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LASER301 글로벌 임상3상을 국내 허가를 변경 신청할 계획이다"이라며 "렉라자 단독으로 글로벌 임상3상을 계기로 단독요법으로도 글로벌 신약이랑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얀센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