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권미란]"기술유출 우려 등의 문제로 부스 내 사진·동영상 촬영은 불가능합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올해 처음으로 차량 부스를 마련한 LG디스플레이의 보안은 철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부스 관람을 주요 협력사와 고객사 등에만 허용했다. LG디스플레이가 철통보안을 유지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은 뭘까.
돌돌 말린 슬라이더블 OLED
5일(현지시간) 열린 LG디스플레이 오토 디스플레이 테크 브리핑에서 김병구 오토사업 그룹장은 "메가트렌드에 맞춰서 전기자동차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차별화된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슬라이더블·투명 OLED로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스에서 초대형·슬라이더블·투명 OLED 등 혁신 기술이 접목된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 자동차를 선보였다.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에는 운전대가 없었다. 사라진 운전대의 대시보드에는 가로로 긴 57인치 초대형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0인치대 P-OLED(플라스틱 OLED)의 상용화를 시작으로 향후 대시보드 전면을 모두 채울 수 있는 50인치대까지 크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다. LTPS LCD는 기존 LCD 대비 대형화 및 고해상도 구현이 유리한 신기술이다.
슬라이더블 OLED는 평소 뒷좌석 천장에 화면이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다. 말려 있는 화면이 아래로 확장되는 방식이다. 슬라이더블 OLED는 OLED만의 입체감있는 화질로 이동 중 영화 감상, 뉴스 시청, 화상회의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투명 OLED는 자동차 창문에 55인치 투명 OLED를 탑재해 유리창과 디스플레이의 역할을 한다. 창밖의 풍경을 보는 동시에 실시간 뉴스나 날씨,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 유명 랜드마크를 지날 때 관련 정보를 바로 띄우는 증강현실(AR) 시스템도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CES 2023 혁신상을 받은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도 탑재했다. 기존 스피커는 진동계, 지지계, 자기계 등 부품 수가 많아 크고 무겁다. 그러나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필름 형태의 익사이터(진동 발생 장치)가 디스플레이 패널 또는 차량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낸다. 익사이터는 기존 자동차 스피커 대비 무게는 30%, 두께는 10% 수준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총 22.2채널의 고품질 사운드로 풍부하고 입체적인 음향 효과를 구현했다.
전력 60% 줄인 비결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분야에서 차별화 기술인 탠덤(Tandem) OLED에 역량을 집중한다. 손기환 오토마케팅 상무는 "기존 모바일에서 먼저 상용화된 OLED는 유기 발광층이 1개층으로 돼 있는 싱글스텍이다"라며 "반면 탠덤 OLED는 유기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방식이어서 기존 1개층 방식 대비 고휘도, 장수명 등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최초로 탠덤 OLED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2세대 탠덤 OLED' 양산에 돌입한다. 유기발광 소자의 효율을 개선해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을 높였고 소비전력도 기존 대비 약 40% 저감한 것이 특징이다.
손 상무는 "탠덤 OLED를 탄성 있는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플라스틱 OLED)"라며 "차량용 P-OLED는 LCD 대비 소비전력을 60% 줄이고, 무게는 80%나 저감해 전기차 시대에도 최적의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 이후에는 투명 OLED를, 2026년 이후에는 슬라이더블 OLED를 순차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 모빌리티 혁신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