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바람이 불면서 환경과 안전 관련 국제표준기구(ISO) 인증을 받는 기업들이 대거 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 동아제약, 삼진제약 등은 최근 생산시설에 대한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국제표준 인증을 받았다. 대원제약은 향남공장과 진천공장, 동아제약은 당진·천안 이천공장, 삼진제약은 오송공장 등이다.
이들 제약사가 받은 ISO14001과 ISO45001은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환경 및 안전보건 경영 체계에 대한 국제표준 인증이다. ISO14001은 기관이 지속 가능한 환경경영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ISO45001은 노동자 상해 및 질병 예방과 안전한 업무환경 제공을 위해 안전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한 기업에 인증을 부여한다.
해당 ISO 인증을 받기 위해 대원제약은 환경 보호 및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수립하고 관련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친환경 포장재 사용, 에너지 절감을 위한 솔루션 도입, 중대 재해 사전 예방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임직원의 안전하고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11월 대표이사 직속으로 안전보건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각 제조시설별 국제표준 인증 획득과 전 사업장의 정기 위험성 평가를 통한 개선 조치, 안전보건 캠페인 등을 실시해 안전보건경영 문화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삼진제약은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안전보건경영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오송공장 외에도 향남공장, 마곡연구센터 등 전 사업장에 걸쳐 안전보건경영 추가 인증 및 환경과 품질에 관련한 ISO 인증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글로벌 ESG 경영 환경에 발맞춰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L하우스에 대한 ISO14001을 획득했다. 이밖에 유한양행, JW중외제약, HK이노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2021년과 지난해에 ISO14001 및 ISO45001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ISO 인증에 바람이 분 건 지난 2017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ISO37001을 제시하면서다. ISO37001는 지난 2021년 기준 55개사가 인증을 받았다. ISO37001 인증을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윤리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중국 및 인도산 원료에서 불순물이 발견되는 등 의약품 품질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품질경영시스템(ISO9001) 인증으로 분위기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환경과 안전 관련 ISO 인증이 대세로 떠올랐다. ISO가 ESG 평가에 있어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ISO 인증이 기업 이미지 변화를 위한 마케팅 수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SO 인증이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 전반에서 ISO를 실천 및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