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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통·페트병·파유리가 스마트폰 속으로…'갤S23의 친환경 변신'

  • 2023.02.13(월) 15:03

삼성전자 갤럭시, 2050년 100%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목표

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부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친환경 가치와 기술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삼성전자가 오는 2050년 플라스틱 '제로(0)'에 도전한다. 오는 2050년까지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PC 등 모든 갤럭시 제품군에 플라스틱 부품을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공개한 갤럭시 S23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친환경' 도전이 본격적으로 구체화 된 제품이다.

친환경 기술력의 결정체 '갤럭시 S23'

삼성전자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휴대폰 '블루어스' 케이스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처음 적용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꾸준히 재활용 소재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작년 출시한 갤럭시 S22에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폐어망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부품으로 사용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번 갤럭시 S23 시리즈는 이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갤럭시 S23 울트라 모델에는 총 12개의 재활용 소재 적용 부품이 사용됐다. 일반, 플러스 모델에는 S펜이 탑재되지 않아 11개 소재가 적용됐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2 내장 부품에 적용된 재활용 플라스틱(6개) 대비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또 전작에는 폐어망, 폐생수통 재활용 플라스틱만을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를 개발해 신규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재활용 소재를 더 많은 부품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적용 가능한 부품을 선별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유리와 메탈의 신규 소재 적용을 위해 각 소재 특성을 고려해 신규 공정도 추가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외장 부품에 재활용 소재 첫 적용 

특히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외장 부품에도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활용 소재를 외부 부품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제약이 있다. 내부 부품에 비해 손상·충격 위험이 높은 데다 디자인 측면에서 색상까지 통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구성과 미학적인 부분을 고려하기 위해 보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생각한 제품을 고안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이 동원됐다.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진행된 '갤럭시 S23 시리즈의 친환경 가치와 기술 혁신' 브리핑에서 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부사장)은 "특수 소재를 개발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투입되는 인력이 약 100명에 달한다"며 "상당히 많은 인력이 투입되다 보니 모든 제품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워 나름의 로드맵을 세워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23 울트라에 적용된 재활용 소재 부품./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활용 소재 개발과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파트너와의 협력도 필수적이었다. 대표적인 협력사가 미국 유리전문 제조사 '코닝'이다. 삼성전자는 재활용 소재 비중을 높인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코닝과 협업, 2년이 넘는 개발 과정을 거쳤다. 

새로 개발된 글라스는 갤럭시 S23 시리즈 앞·뒷면 외장 글라스에 적용됐다.  공정 중 발생하는 유리 부산물을 재활용한 소재가 평균 22% 포함돼 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지만, 지금까지 갤럭시 제품에 적용된 모든 글라스 중 가장 내구성이 높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재활용 소재로 원소재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접근이 필요한데, 소재 종류가 많아 여러 협력사와 함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갤럭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PC 등 여러 제품군이 있어 전체 규모로 보면 작지 않고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23에 적용된 재활용 부품 생산 과정./영상=삼성전자 제공

2050 재활용 플라스틱 100% 목표

2017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온 패키지 박스도 재활용 소재 사용을 늘렸다. 갤럭시 S23 시리즈 패키지 박스는 100% 재활용 종이가 사용됐다. 특히 이번에는 제품 전∙ 후면에 부착되던 플라스틱 필름을 100% 재활용 종이로 변경했다. 신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박스에 부착하는 '봉인 라벨'도 종이로 제작했다. 종이 봉인 라벨은 현지 사업자와 협의 중인 미국과 페루를 제외한, 전 세계 갤럭시 S23 제품에 적용된다.

박 부사장은 "이동 중 진동이나 낙하 충격 때문에 이전까지 봉인 라벨은 대부분 비닐을 사용했다"며 "봉인 라벨이 뜯어지면 사용한 제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적용에 성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최종 목표는 플래그십인 갤럭시S 뿐만 아니라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는 것이다.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점차 확대해 오는 2030년 플라스틱 부품 50%를 대체하고, 2050년 100% 사용하는 단계적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재활용 소재 대체 과정에 수반되는 제품 원가 상승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부품을 쓰면 기존 소재 대비 가격 압박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라고 생각하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박 부사장은 제품 가격 인상에 재활용 소재 사용으로 인한 부분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재활용 소재 때문에 가격이 인상돼 소비자에게 전가된 부분은 없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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