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8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장 회장은 2015년 5월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3년 후 가석방됐다. 그러다 지난해 8월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 규정이 풀렸다.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게 된 장 회장은 그룹 전반의 미래성장 전략을 그려 나갈 계획이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과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책임경영' 장세주 회장, 신사업 진두지휘
동국제강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인적 분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오는 6월 지주사 동국홀딩스(가칭), 동국제강(가칭), 동국씨엠(가칭)으로 각각 분할된다. 장 회장은 동국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이번에 선임됐다.
장 회장은 변화를 앞둔 동국제강그룹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장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데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경험과 지혜를 마지막으로 쏟아 부어 동국제강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지분 13%를 보유한 대주주다. 장 부회장은 지분 8.7%를 갖고 있다.
장 회장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신사업 발굴에 힘쓸 복안이다. 철강 사업과 관련된 소재나 부품 및 장비 분야를 최우선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을 정조준, 특수 소재 등 부품 분야의 첨단 기술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한다. 최근 미국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전략에 먹구름이 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생산물량 중 절반을 해외에서 판매 중이다.
장 회장이 전면에 나서는만큼 업계의 기대도 크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동국제강의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1~0.2% 정도다. 동국제강보다 규모가 큰 철강사 빅2의 경우 0.9~1% 수준이다.
투자비 늘릴 여력은 있다. 최근 3년간 호실적을 기록했고, 2014년 240%까지 올랐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6%로 하락했다. 올해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예년 수준의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장 회장이 이끄는 동국홀딩스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사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각각 열연사업, 냉연사업에 주력한다. 사업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동국제강은 최삼영 부사장이, 동국씨엠은 박상훈 전무가 이끈다.
최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인천·당진·포항공장을 모두 거친 현장통이다. 설비·생산 분야에 특화됐다. 그는 동국제강 핵심 과제로 친환경적 성장을 꼽았다. 설비투자, 공정개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 전무는 부산공장장과 냉연영업실장을 역임하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두루 쌓은 냉연 분야 전문가다. 2030년 동국씨엠에서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을 당성하고 1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동국제강그룹 분할 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존속법인 및 신설법인 2개사는 같은달 16일 변경 상장 및 재상장한다. 기존 회사 주주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 비율에 따라 동일하게 주식을 분할 배분받는다.
동국제강은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등 추가적인 절차를 마무리한 후 10월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