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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말련 이어 베트남서 첨단소재사업 날개 펼친다

  • 2023.06.12(월) 14:50

2025년 동박 생산능력 연 25만t 까지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SKC가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올린다. 말레이시아에 이어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마련하고 동박 사업을 비롯한 미래 첨단소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SKC는 생산 과정에서 전기가 많이 필요한 동박 사업 특성을 고려해 국내 대비 전기료가 저렴한 동남아 지역에서 동박을 생산해 원가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전기료 싼 동남아 투자 속도

12일 SKC는 베트남 하이퐁시와 서울시 종로구 본사에서 '친환경, 하이테크 소재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C는 12일 종로구 본사에서 베트남 하이퐁시와 친환경, 하이테크 소재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원철 SKC 사장 (왼쪽 네번째)과 레 띠엔 저우 베트남 하이퐁시 당서기장 겸 국회의원 (왼쪽 세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SKC

SKC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하이퐁시에 대한 친환경 소재 및 미래 첨단소재 사업의 투자를 단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하이퐁시는 SKC가 투자를 결정할 경우 전력 및 환경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중앙정부의 인센티브 유치 등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SKC 관계자는 "베트남은 우수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하이퐁시는 베트남 내에서도 접근성 등이 매우 뛰어난 지역이라 향후 글로벌 확장을 위한 투자 지역으로 상당한 이점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SKC는 이번 협약을 통해 말레이시아에 이어 베트남에도 투자 기반을 확보하고 동남아 지역을 동박 등 첨단소재 생산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SKC는 지난 2021년 말레이시아 사바주 코타키나발루에 연산 약 5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돼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다른 동박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말레이시아에 연산 4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말 연산 2만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5·6 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어 동박 생산 능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이 동남아에 주력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때문이다. 배터리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특히 동박은 티타늄 드럼에 구리를 입혀 얇게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동박 제조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의 전기료는 국내 대비 3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 전기료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전기료가 저렴한 동남아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동박, SKC 실적 반등의 '키'

SKC는 동박 사업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배터리에서 발생한 열을 방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박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동박은 두께가 3~8μm(마이크로미터) 두께로 매우 얇아 공정이 까다롭고 불량률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선 동박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26만5000톤이던 동박 수요는 오는 2025년 74만8000톤으로 연평균 4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도 2018년 1조원 수준에서 2025년 1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SKC는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실적 반등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SKC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4.8% 줄어든 6691억원을 기록했다. 

SKC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1분기 배터리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이뤄짐에 따라 동박 재고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 상태"라면서 "작년 말부터 서서히 수요가 회복하면서 출하량이 늘고 있으며, 오는 하반기부터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SKC는 동박을 중심으로 첨단소재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C는 지난해엔 정읍공장의 동박 생산능력을 연산 5만2000톤 규모로 확장했다. 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이어 지난해 6월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5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착공했다. 

SKC 정읍 5·6공장 모습 / 사진=SKC 제공

여기에 더해 SKC는 동박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해외 공장 증설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에 총 10만톤, 폴란드엔 총 15만톤까지 공장을 확장할 수 있도록 여유 부지를 확보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6년까지 연산 25만톤의 동박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레이시아 및 내년 폴란드 동박 플랜트를 상업화할 계획으로 내년 말이 되면 전력비가 저렴한 말레이시아·폴란드 등 해외공장의 비중이 전체 생산능력의 60% 이상으로 증가해 원가 개선이 예상된다"며 "말레이시아 플랜트의 경우 전력비가 국내 대비 50~60%가 저렴해 높은 수익성이 전망되며, 폴란드는 고객 접근성 및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확보가 용이해 RE100을 이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C는 북미 지역 진출에도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5만톤 규모의 공장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시행으로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이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C 관계자는 "해외 거점을 대상으로 추가 대규모 해외 증설을 진행 중"이라며 "고객 접근성, 전력비, 인건비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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