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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베트남에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짓는 이유

  • 2023.09.25(월) 15:42

베트남 하이퐁에 세계 최대 규모 공장 건설
'생분해 소재' 글로벌 확장 시동…전망 밝아 

/그래픽=비즈워치

SKC가 생분해 소재사업의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베트남 하이퐁시(市)를 선택했다.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지어 오는 2025년부터 가동, 해당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C와 생분해 소재사업 투자사 에코밴스는 베트남 하이퐁시의 투자허가증(IRC)을 수령했다고 25일 밝혔다. SKC가 생분해 소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일회용품 규제가 강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생분해 플라스틱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물성 원료를 베이스로 만든 바이오 소재이자 땅에서 6개월~2년 내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는 지난해 76억4400만달러(약 10조1886억원) 수준이었던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26년에는 231억8230만달러(약 30조8997억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고강도 PBAT·생분해 라이멕스 공장, 2025년 가동

SKC는 베트남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대표적 생분해 소재인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SKC는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향후 증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추가 증설이 가능한 부지도 미리 확보했다.

이번 SKC-에코밴스 생산시설은 연산 7만톤 규모로,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그동안 SKC는 에코밴스를 통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생분해 소재인 고강도 PBAT 상업화를 추진해왔다. 일반 PBAT의 단점인 내구성 극복을 위해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강도를 일반 플라스틱 수준으로 대폭 강화했다. 덕분에 농업용·포장용 필름을 비롯해 각종 소비재 용기, 기저귀, 부직포 등으로 사용처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업계 등에 따르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물량의 판매처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22일 베트남 현지에서 열린 투자허가증(IRD) 수령식에서 박원철(왼쪽 네번째) SKC 사장과 레 띠엔 저우(왼쪽 다섯번째) 하이퐁시 당서기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C

이뿐만이 아니다. SKC의 생분해 라이멕스 소재 사업 투자사인 SK티비엠지오스톤의 생산시설도 이 곳에 함께 들어선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2025년까지 연산 3만6000톤 규모의 공장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지난 2021년 SKC와 일본 TBM사가 설립한 합작사다. TBM사는 석회석과 일반 플라스틱 수지를 결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인 '라이멕스'를 보유하고 있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그동안 라이멕스 소재 상업화를 준비해왔다.

생분해 라이멕스는 천연 무기물인 석회석에 PBAT를 혼합한 친환경 신소재다. 베트남의 석회석 매장량이 풍부한 만큼 PBAT를 생산하는 에코밴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우수한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SK티비엠지오스톤은 이미 주요 생활용품 및 호텔·완구·화장품 제조사 등과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친환경 정책·인건비가 매력 포인트

SKC가 베트남 투자를 결정한 것은 낮은 인건비 및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 등 때문이다. 올해 들어 베트남은 친환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5월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4년 대비 최소 15% 이상 줄이고 2050년에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퐁시의 지리적 이점도 매력 요소로 꼽힌다. 하이퐁시는 수도인 하노이, 남부의 호치민시 등과 함께 베트남의 5대 중앙직할시 중 하나다. 베트남 제1의 항구도시이자 핵심 산업도시다. 아울러 SKC의 공장이 들어설 경제특구는 항만과 물류 인프라가 최적화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지정학적 요소 덕에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필요 전력을 모두 충당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RE100’ 달성이 가능해 생산 공정에서부터 친환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관련 산업에 대한 국내 제도가 아직 미비해 아예 동남아로 눈을 돌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분해가 아닌 재활용 위주의 친환경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SKC 관계자는 “생분해 소재사업 거점으로 최적화한 베트남 하이퐁시 경제특구에 생산시설을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고강도 PBAT, 생분해 라이멕스 기술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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