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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반도체 후공정’ 확장 가속페달 밟는다

  • 2023.09.11(월) 15:53

美 반도체 패키징 기업 지분 12% 확보
반도체 글라스기판 사업과 시너지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SKC가 미국 반도체 패키징 스타트업 칩플렛(Chipletz)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사업 글로벌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포부다. 배터리 소재에 이어 반도체 소재가 SKC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AMD 분사 기업에 SI로…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SKC는 미국 반도체 패키징 분야 스타트업인 칩플렛(Chipletz)의 투자 유치에 참여한다고 11일 밝혔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SKC는 이를 통해 약 12%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보다 정확한 지분율은 칩플렛의 펀딩 마감 시 최종 확정된다. 

SKC는 앞서 2021년 반도체 글라스 기판 투자사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올해 말 1단계 생산시설을 준공하는 데 이어, 패키징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 내 미세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여러 칩을 한데 모아 원활히 구동하도록 하는 패키징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른 결정이다. 

칩플렛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미국 AMD의 사내벤처로 시작된 스타트업이다. 2016년 출범해 2021년 분사했다. 칩플렛 창업자인 브라이언 블랙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패키징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인텔과 AMD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여러 이종 칩을 3차원 구조로 연결하는 ‘3D 패키징’ 등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최고 실력자로 불린다. 

이에 칩플렛은 첨단 반도체 기판의 구조 체계 설계 및 기술개발, 대형 고객사와의 네트워크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AMD와 세계 1위 반도체 후공정 외주기업인 대만 ASE 등은 이미 칩플렛 주주다.

SKC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칩플렛과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된다. 기존 SKC의 글라스 기판 생산 역량에 칩플렛의 강점이 더해져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는 연구개발 및 미국 반도체 산업 지원법 대응 등에도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C 관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패키징 아키텍처 기술을 보유한 칩플렛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며 “SKC의 원천기술 및 제조역량과 칩플렛의 패키징 설계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후공정 시장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 소재’ 찍었다

SKC는 전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소재 사업 기반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현재 SKC 반도체 소재 사업은 자회사 SK엔펄스와 앱솔릭스가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SK엔펄스는 CMP패드와 블랭크 마스크 등 반도체 전공정용 고부가 부품사업을, 앱솔릭스는 후공정에 속하는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앞서 SKC는 ISC 인수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역량 강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7월 SKC는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기업인 ISC 인수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총 5000억원대로 이달 27일 절차가 마무리된다. 

ISC는 지난해 매출 179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을 올린 반도체 테스트용 소켓 기업이다. ‘테스트용 소켓’은 패키징을 완료한 반도체를 검사하는 데 쓰이는 제품으로 후공정의 핵심 소모품이다. 

SKC가 반도체 테스트용 솔루션 기업 ISC를 인수한다고 지난 7월 7일 밝혔다. 이날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열린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서 박원철(가운데) SKC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계약서 서명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SKC

여기에 이번 칩플렛 투자까지 진행되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앱솔릭스와의 협업이 기대되는 포인트로 지목된다. 글라스 기판으로 반도체를 패키징하면 데이터 처리량을 대폭 끌어 올리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앱솔릭스 미국 공장이 연내 완공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화 될 것 전망이다. 앱솔릭스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에 공장을 설립 중이다. 오는 10월부터 설비가 투입되고 연내 완공이 목표다. 

SKC의 이러한 행보는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재편과 투자 전략으로 읽힌다. 올해 2분기 SKC는 경영 여건 악화로 수익이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반도체 소재 사업부의 선방이 돋보였다. 올해 2분기 반도체 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9% 줄어들었지만 타 사업부 대비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98.6% 감소한 4억원으로 집계, 지난해 2분기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화학 부문은 96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SKC는 반도체 후공정 사업 관련 추가 인수합병도 검토 중이다. 지난 8월 올해 2분기 실적 및 사업현황 발표에서 김종우 SK엔펄스 대표는 “지금까지는 반도체 전공정 사업에 치중돼있었으나 향후 고성장세인 후공정 사업 진입을 확대할 것”이라며 “ISC의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내부 사업에 성장 투자를 가속화하고 추가 인수합병 등 반도체 분야의 투자 플랫폼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C 주요 사업부문 2분기 영업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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