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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기회의 땅'으로…유통업계 베트남 꽂힌 이유

  • 2023.06.27(화) 09:13

신동빈부터 박재범까지 경제사절단 합류
"베트남 사업 기회 확대 모색해 나갈 것"

유통업계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내수 경기 침체에 한중 갈등으로 중국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업계에서 베트남은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인구가 1억에 달하는 데 K팝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는 현지 사업 기회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으로 향한 '눈'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방문에 국내 유통업계 인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부터 가수 겸 사업가 박재범까지 동행했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총 205명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최대 규모였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꼽힌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 사진=롯데백화점

특히 롯데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신 회장은 별도 일정으로 현지 사업장을 점검했다. 오는 9월 개관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관련 현장 등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약 35만㎡ 규모로 현지 최대 규모 유통시설이다. 롯데그룹은 1996년 롯데제과를 통해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뎠다. 이후 현재 롯데GRS와 롯데쇼핑, 롯데컬처웍스 등 20개의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증류식 소주 열풍을 불러온 원스피리츠 대표 박재범도 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부터 해외 수출을 본격화한 원스피리츠는 현재 베트남 수출을 논의 중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도 참석해 현지에서 불닭볶음 등을 홍보에 나섰다. 한국콜마에선 윤동한 회장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참석해 현지 사업 확대를 모색했다. 

이외에도 조영석 CJ제일제당 부사장,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 이성훈 코스맥스 법인장, 김세준 야놀자 총괄이사 등도 대거 참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물론, 현지 업체, 소비자들과 스킨십을 늘리기 위한 차원"이라며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시장으로 가자 

업계는 이전부터 베트남 시장을 신시장으로 꼽아왔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이 속속 진출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올 하반기 베트남 현지 3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앞서 이마트는 현지 기업과 제휴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다. 편의점 GS25는 현재 베트남 매장이 213여 개에 이른다. 

패션·뷰티 업체들의 관심도 높다. 콜마그룹은 지난 2019년 관계사 HK이노엔을 통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숙취해소제 연간 판매량이 100만 병 이상이다. 앞으로 화장품 수출 확대 역시 기대하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지난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30여 개의 쇼핑센터와 2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한세실업도 최근 3년간 베트남 법인에 약 305억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롯데는 베트남에서 쏠쏠한 이득을 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분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관련 해외 법인에서 총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베트남 2개, 인도네시아 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50개점, 베트남 15개점으로 하반기 2개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베트남 꽂힌 이유 

업계가 베트남에 꽂힌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베트남의 인구는 1억 명에 달한다. 내수 시장이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탄탄하다. 중산층과 젊은층의 비중이 높다는 것도 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마치 한국의 70~80년대와 같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와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인접해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특히 베트남은 중국보다 정치적 갈등 요소가 적다. 현재 중국 시장은 불안정하다. 과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과 더불어 윤석열 정부의 친미 노선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등으로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애국주의 열풍에 '반한류' 감정도 높다. 반면 베트남은 다르다. K-팝 등 한류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 수출 규모는 609억6400만달러로 중국(1557억8900만달러), 미국(1097억6600만달러)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국이다. 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양국 간 교역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향후 유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진출이 예상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구매력 또한 높아지는 추세"라며 "불안정한 중국을 대신할 '탈(脫)중국'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국내 내수 시장이 줄어드는 등 앞으로 해외 진출은 필연적"이라며 "베트남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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