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에너지솔루션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창사이래 단일품목 최대수주 성과를 거뒀다. 미국, 유럽 등이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변압기 수요가 함께 급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계속된 수주 성과에 실적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분기 기록한 최대 실적을 오는 2분기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는 HD현대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지 기대된다.
북미·유럽은 '신재생', 중동은 '신시장'
HD현대일렉트릭은 27일 미국 에너지 전문회사 엑셀에너지와 2136억원 규모의 전력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인적 분할한 이후 단일 품목 기준 최대 규모다.
HD현대일렉트릭이 이번에 수주한 변압기는 엑셀에너지가 미국 텍사스, 콜로라도, 미네소타주 지역에 구축하는 전력발전소용 초고압 변압기다. 엑셀에너지는 미국 내 친환경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로, HD현대일렉트릭의 제품은 2025~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덴마크 해상풍력기업 셈코 마리타임과 792억원 규모의 해상 변전소용 변압기, 기자재 계약을 체결했다고도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제품은 셈코 마리타임이 EPC(설계·조달·시공) 주관사로 참여 중인 '발티카 2(Baltica 2) 프로젝트'에 납품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폴란트 최대 규모 해상풍력 발전 사업이다.
HD현대일렉트릭이 최근 북미, 유럽 등에서 잇따라 수주하는 것은 이들 국가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강력히 추진해서다. 풍력발전기, 태양광 등에서 생산한 전력을 용도에 맞게 변환해 주는 변압기 수요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최근 북미, 유럽 국가가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를 적극 걸면서 이와 관련된 틈새 시장을 공략 중"이라며 "최근 고객들이 변압기 자체도 친환경 제품을 요구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친환경절연유(식물성·합성)를 사용한 친환경 변압기를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중동 시장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력기기, 건설업체에게 중동은 대박 지역으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과 878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용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의 15%가 중동 지역에서 나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중동은 아직 전력망 구축이 미비한 상황인데다 네옴시티 등 친환경 도시 건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HD현대일렉트릭, 그룹 새로운 축 될까
HD현대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조선(HD한국조선해양)과 정유(HD현대오일뱅크)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계속된 수주에 지주사 실적을 살찌우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분기 매출 5868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 중 네 번째로 영업이익이 많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6475억원, 562억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거듭된 실적 성장에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27일 종가는 5만9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뛰었다. HD현대 관계자는 "친환경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