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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분할상장 둘러싼 끝없는 논쟁…'이번엔 HD현대'

  • 2023.09.06(수) 16:43

HD현대, HD현대글로벌서비스 내년 IPO 추진
사측 '미래성장필요'·일부주주 '주가하락우려'

분할 상장에 대한 찬반 논란은 끝없습니다. 회사 측은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금 마련과 미래기업가치 상승에 방점을 둔 반면, 일부주주 측은 기업가치 희석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죠. 이번에는 HD현대 이야기 입니다. 

HD현대가 자회사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입니다.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단계까지 마친 상황이죠.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 가치가 4조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높습니다. 

이번 상장을 두고도 회사측과 일부 주주들간 시각차이가 있는데요. 회사측은 '미래 성장을 위한 상장' '예고된 상장'이라는 입장이며, 일부 주주들은 HD현대 주식가치 하락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4조원 대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IPO를 위한 주관사단 선정을 마쳤습니다. KB증권, JP모건, UBS-CS 등이 주관사로 선정됐죠. 상장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입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현 HD현대)의 조선, 엔진, 전기전자 사업부 AS 부문을 물적분할해 출범한 곳입니다. 2018년엔 현대힘스로부터 선박연료유 공급 사업을 양수받아 사업 범위를 넓혔죠. 현재 미국, 네덜란드 등 5개 지역에 해외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이 기간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겼는데요. HD현대는 2021년 지분 일부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했죠. 이에 따라 현재 HD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은 HD현대 62%, KKR 38%씩 보유 중입니다. HD현대는 지분 매각으로 6534억원을 받았습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은 전액 신주발행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KKR의 과거 지분 매입 목적이 'IPO를 통한 차익'에 방점이 찍혔던 만큼 구주 일부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추산되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 가치는 4조원 내외입니다. 오랜 기간 침체됐던 조선업이 활기를 찾고 있는데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영위 중인 선박 AS 사업이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입니다. 

일부주주 불만 나와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소식에 HD현대 일부 주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어떤 이유일까요. 상장시 자신들이 보유한 HD현대 주식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기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B기업을 신규 설립했습니다.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이므로 A기업은 B기업 지분 100%를 보유합니다. 이후 B기업은 신주발행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합니다.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을 미래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A기업의 B기업 지배력 약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신주 발행으로 전체 주식수가 증가하면서 A기업의 지분율이 감소하면서죠. 이에 따라 A기업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적분할 후 추진된 상장이므로, A기업 주주들은 B기업 주식을 갖지 못합니다. 

HD현대는 최근 건설·기계 사업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상장 가능성도 열어뒀는데요. 회사측은 지난 7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수년 안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는 HD현대로보틱스 등 계열사들의 상장도 검토 중입니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21년 KT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는데요. 업계에선 이 투자를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로 보고 있죠. HD현대 주주 입장에선 비상장 계열사의 잇따른 상장은 호재가 아닌거죠.

HD현대 "미래성장 위한 예고된 IPO"

HD현대 측은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예고된 상장 추진이며, 미래 성장을 위한 상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KKR이 HD현대로부터 HD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을 매입했다고 설명드렸는데요. 이 지분 매매 과정을 살펴보면 풋옵션(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특정 시기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조항이 담겨있습니다. 2026년까지 IPO에 나서지 못할 경우 KKR이 매입한 지분을 HD현대가 다시 매입하겠다는 조항이 있죠.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갑작스러운 상장이 아닌 예견된 상장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그룹 내 신사업 부문인 만큼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선박 AS 시장이 떠오르면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상장이 HD현대의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죠. HD현대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성장을 이루면 장기적 관점에서 HD현대의 주식 가치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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