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올해 전기차 관련 사업으로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른 대기업은 뛰어들지 않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가는 모양새다.
㈜두산은 전기차 소재 PFC(Patterned Flat Cable) 사업 진출 4년 만에 누적 수주액 5000억원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PFC는 전기차 배터리 최소 단위인 셀을 연결하는 소재다. 회로가 형성된 연성동박적층판(FCCL)에 절연 필름을 입혀 코팅처리해 만든다. 셀 연결 소재로 보편화된 와이어링 하네스(구리전선)보다 7분의 1 정도 가벼워 최근 일본, 유럽, 북미에서 와이어링 하네스를 대체할 신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PFC는 한번에 3m까지 생산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국내 대기업 중 배터리 셀 연결 소재에 진출한 곳은 현재 ㈜두산뿐이다. 추후 해외뿐 아니라 국내 고객사까지 충분히 확보한다면 ㈜두산에 수혜가 몰릴 것으로 회사는 예측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네스 시장은 2026년 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PFC가 하네스를 얼마나 대체하는지가 추후 성장폭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두산은 현재 배터리 연결 소재로만 PFC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도어, 시트 등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사업을 키운다는 청사진이다. 지난해 베트남 하이정에 구축한 PFC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2024년 500억원, 2025년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수율 개선 및 원가절감, 적시 물량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폐배터리 사업에 발을 들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인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폐배터리는 현재 7000억원에서 2040년 87조원으로 120배 이상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다만 폐배터리 사업은 이미 다른 대기업들도 진출한 만큼 두산에너빌리티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실증까지 완료했다. 폐배터리 내부물질을 열처리하고, 증류수를 활용해 리튬을 분리한 뒤 결정화 기술을 통해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추출 방식에 비해 공정이 단순해 경제성이 높다"면서 "화학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공법을 통해 리튬 순도와 회수율을 한층 높인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은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3000톤 규모의 원료를 처리해 리튬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