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두산로보틱스 지원에 나섰다. 그룹 차원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올 하반기로 예상된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지원 부회장은 협동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독일 뮌헨에서 열리고 있는 ‘오토매티카(Automatica) 2023’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오토매티카는 유럽 최대 규모의 로봇, 자동화 기술 솔루션 전시회다. 로봇 공학, 인공지능 및 디지털 솔루션 관련 기업들이 참가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오토매티카에서 면요리∙용접 등 서비스, 제조 분야 솔루션과 코딩 없이 협동로봇 기능을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박 부회장이 이번 전시회를 참관한데는 다양한 포석이 깔려있다.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짜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더불어 글로벌 협동로봇 업체들과의 네트워크 구축도 이룰 계획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가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 상장 흥행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시장을 살피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두산로보틱스를 그룹 차원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서다. 최근 인건비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 등으로 협동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66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1조9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마켓앤마켓도 협동로봇 시장이 2026년 9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로보틱스 몸값도 상승 중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이자 글로벌시장 5위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많다. 매출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 실현은 아직이다. 오는 2024년께 실적이 턴어라운드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중이다. 시장에선 두산로보틱스 몸값을 약 1조원 내외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입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5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올 4월 북미 최대 자동화 솔루션기업 로크웰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외 전시회도 꾸준히 참가하면서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하는 중이다.
제품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25㎏의 중량물을 다루는 'H시리즈'와 식품위생안전 인증을 받은 'E시리즈' 등 전세계 협동로봇 제조사 중 가장 많은 13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2년 연속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두산 협동로봇과 함께 자동화 생태계를 형성할 자율이동로봇, 3D카메라, 자동화솔루션 관련 기업 부스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다는 전언이다. 또 현지에서 워크숍을 열고 자동화 산업의 최신 동향 및 미래기술을 점검하고 산업 전문가를 초빙해 최신 자동화 솔루션 및 플랫폼 개발 현황도 살폈다.
박 부회장은 “제조업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과 작업자를 보조하며 반복작업을 하던 협동로봇이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활용 범위를 크게 늘리고 있다”며 “본격 성장기에 진입한 협동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기회를 적극 발굴해 나가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