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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장 성장, 반도체 말고도 기판사업에 훈풍

  • 2023.09.06(수) 18:10

삼성전기·LG이노텍, KPCA Show 2023 참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기술 고도화 주력 강조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양대 전자부품업체 삼성전기·LG이노텍이 AI(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한계를 느끼면서 반도체 기판이 반도체 성능을 차별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키우는 기판 산업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 Show(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 2023'에 참가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KPCA는 국내외 기판, 소재, 설비 업체들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기판 전시회다.

반도체 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특히 AI·서버·클라우드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고성능 반도체의 활용도가 높아지자, 반도체 기판도 점차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다층화, 미세회로 구현, 층간 미세 정합, 두께 슬림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국내 기업이 집중하는 분야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Flip Chip), 즉 작은 볼 형태의 범프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볼을 활용해 신호 이동 거리가 선보다 짧다 보니 고밀도 반도체 대응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주로 PC, 서버 중앙처리장치 및 그래픽처리장치, 통신용 칩셋 등에 주로 탑재된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겸 KPCA 협회장이 6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 show 2023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패키징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며, 이 자리가 우리 업체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 그룹장도 이날 오전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핵심은 AI"라며 "특히 2~3년 뒤 카메라로 차량의 차선 이탈을 감지하는 '에이다스(ADAS)'가 레벨3까지 올라가면 AI가 필요해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에 따라 모든 것을 칩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패키지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져 이종집정,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종집적을 위해 2.5D, 3D 등 많은 부분이 개발 중이고 이들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송도컨벤시아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김용훈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 그룹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차세대 기술 개발 총력

국내 최대 반도체기판 기업인 삼성전기는 현재 대세인 2.5D를 넘어 2.1D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5D에서 실리콘 비아(통로)를 제거한 2.3D 기술까지는 패키징 업체의 역량이기 때문에, 기판업체들의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2.5D 패키징 기술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를 FC-BGA 기판 위에 얹어 수평으로 배치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TSMC가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을 양산할 때 이 방식을 활용한다. 하지만 현재 6~8개인 AI칩 내 HBM 탑재 수가 향후 10개 이상으로 증가하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삼성전기 측 설명이다.

이에 비해 2.1D는 HBM과 로직칩을 붙이는 인터포저(중간기판)를 기판 내 내장하는 '실리콘 브릿지'나 미세 회로 패턴을 기판에 새기는 기술(RDL)이다. 인터포저 대비 면적이 좁기 때문에 수율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전기는 이날 전시에도 차세대 패키지 기판 플랫폼으로 시스템 온 서브스트레이(SoS)를 소개하기도 했다. 시스템 온 서브스트레이트(SoS)는 초미세화 공정이 적용된 2.1D 패키지기판이다.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기판 위에 배열해 통합된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다.

김 그룹장은 "2.1D 패키징 시장은 3년 뒤까지 태동기를 거친 후, 오는 2027년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정치인·참가기업인들과 함께 부스 투어를 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LG이노텍, 수율로 따라잡겠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만큼, 선도기업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FC-BGA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지난 2월 4130억원을 FCBGA 시설 및 설비에 투자한다고 밝힌 후 6월부터는 일부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4분기부터 서버, 전장 등 다방면 제품의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준욱 LG이노텍 상무는 이날 연사로 나서 "결국 수율이 역량"이라며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기판에서도 수율은 수익과 시장 점유율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짚었다. 

그는 FC-BGA 선도기업이 되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한 상무는 "일반적으로 FC-BGA 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수율이 올라가는데 업체 기본기만을 갖고는 10~15%의 수율밖에 낼 수 없다"며 "공정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과 협력사와의 공동 공정 개발, DX(디지털전환) 등이 병행돼야 빠른 시간 안에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며 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율이 70~90%까지 올라가면 자동화 공정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통해 수율을 극대화하고, 공정에 잘 맞는 소재를 소재업체와 개발해 고객에 제안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95% 이상의 수율을 가져갈 수 있다"며 "이것이 FC-BGA 사업의 이정표며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현재 LG이노텍은 기술 차별화를 위해 AI 기술, 스마트 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AI영상추출기술'을 적용한 소재 입고 품질 개선이다. 기판 공정에 활용하는 소재를 공정에 투입되기 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능화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한 상무는 "소재는 공정이나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공정 도입 전 불량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개발 단계에서 원자재 물성 평가를 진행해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할 방법을 고안해야 정밀 제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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