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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0 원통형 배터리, K-배터리 미래 책임질까

  • 2023.09.17(일) 17:10

[테크따라잡기]
LG에너지솔루션 "4680 배터리 시장 선도할 것"
에너지밀도 높이고 비용절감 가능 차세대배터리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 배터리는 그야말로 '핫'한 사업입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전 세계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죠. 최근에는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요.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3.8%로 1위인 중국 CATL의 점유율(36.8%)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CATL을 비롯한 중국업체들은 자국을 넘어 전 세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에 가속을 내고 있죠.

국내 배터리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헤쳐가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우리 기업이 앞세운 것은 '기술력'입니다. 고객사를 만족시킬 만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을 주고 있죠.

차세대 배터리 '4680' 

그중 하나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4680'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배터리 셀 형태는 크게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으로 나뉩니다. 이중 원통형 배터리는 소형 전자기기에 많이 사용하는 원기둥 모양 건전지와 모양이 같죠. 

다른 형태의 배터리와 달리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이 일정해 지름과 높이로 이름을 붙이는데요. 4680이라는 숫자는 지름과 높이를 뜻합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를 의미하는 거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2170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0'을 하나 더 붙여 21700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0'은 원통형 배터리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최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ABC 2023' 컨퍼런스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날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은 "지금까지 자동차에 가장 많이 쓰인 전지는 2170 배터리지만, 다음 세대 주력으로 생각하는 건 46사이즈(4680)"라며 "여기저기서 개발한다고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로 양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마더팩토리인 오창에 4680 배터리 양산을 위해 5800억원을 투자해 설비 구축을 시작한 바 있습니다. 현재 시생산에 돌입한 상태며, 올 하반기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ABC 2023' 컨퍼런스에서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이 46사이즈 배터리에 대해 소개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삼성SDI 역시 4680 배터리에 '진심'인데요. 삼성SDI는 지난해 천안공장에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 바 있는데요. 올 6월에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 참가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처음 전시하며, 하반기 샘플 제작을 시작한다고 밝혔죠.

현재 삼성SDI는 이미 시생산을 시작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제품군인 46파이 원형 배터리가 시생산 이후 고객사 샘플 공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죠. 

양사는 이 원통형 배터리를 두고 각각 46사이즈, 46파이라고 명명하는데요. 지름은 46㎜지만 높이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알려집니다. 현재는 테슬라가 활용하는 4680 규격을 주로 생산하지만, 향후 고객사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죠.

실제 최근 들어 4680·4695 등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의 선호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BMW, GM이 적용을 예고한 바 있고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LCID), 베트남 전기차 제조업체 빈패스트(VinFast) 등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네요.

최승돈 전무는 "배터리 형태는 자동차 회사의 기술과 선호도에 따른 것이며 각자 장단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원통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회사 많이 생기고 있다"며 "테슬라를 비롯해 새롭게 진출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주로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4680 원통형 배터리 수요 및 점유율 전망./자료=SNE리서치

2025년 이후 대세된다

SNE리서치는 향후 4680 배터리가 오는 2025년 전후로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올해 10GWh(기가와트시)로 시작해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에는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체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1%에서 13%, 21%까지 늘어난 수준입니다.

4680 배터리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은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성능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데에서 나옵니다. 지난 2020년 테슬라가 처음으로 발표한 4680 배터리의 경우 에너지밀도가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5배 높고, 출력은 6배 높인 제품입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은 54% 절감하고 주행거리는 16% 개선할 수 있다고 하죠. 

다만 테슬라의 4680 배터리는 수량이 부족하고 수율도 높지 않아 생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4680 배터리는 성능이 우수한 만큼, 내부 방열이 어렵고 탭 용접 기술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거든요. 최승돈  전무 역시 "4680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이자 도전은 커진 직경을 어떻게 용접하느냐"라며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고 많이 개선하고 있다"고 언급했죠.

그럼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그간의 기술 노하우가 있어 빠른 수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테슬라의 최대 협력사인 파나소닉과 견줄 만한 경쟁자로 꼽히는 이유죠.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지금 시생산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이 원통형 배터리의 좋은 기술을 접목해 4680 시장을 리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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