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맛집으로 변신 중이다. 기내식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사 산하 호텔을 통해 기내식의 맛과 품질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음식 관련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 달라진 여행 및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기내식 7종을 최근 새롭게 출시했다. △소불고기덮밥 △곤드레나물밥 △제육덮밥 △양념치킨밥 △떡볶이&튀김 등 한식 메뉴가 위주다. 기존 일부 메뉴도 재단장했다. 어린이 메뉴인 소시지 오므라이스와 짜장밥은 각각 50g씩 증량했다. 비빔밥, 김치볶음밥 등 일부 메뉴는 가격을 인하했다.
지난 7월 승무원 기내식 7종을 출시한 에어서울은 두 달 만에 신메뉴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신메뉴는 △김치비빔우동 △차슈덮밥이다. 김치비빔우동은 정호영 셰프 레시피로 제작됐다. 정호영 셰프와 에어서울이 손잡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올해 5월 함께 선보인 우동 기내식 3종은 현재 에어서울 기내식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등극했다.
이스타항공은 식품업계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CJ푸드빌 빕스와 함께 기내식 전용으로 개발한 페퍼로니 피자를 출시했다. 중단거리 국제선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겨냥한 메뉴다. BBQ와 협업한 메뉴 치킨 강정도 만나볼 수 있다. BBQ 치킨 강정은 대만, 일본, 동남아 노선에서 일정 수량만 판매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최초로 브랜드 피자와 치킨을 기내식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개발에 열중하는 것은 달라진 여객 트렌드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개인 맞춤형 서비스나 기내식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돈을 더 내고서라도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겠다는 수요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객 의존도가 높은 매출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항공사들 매출 내 여객 비중은 크게는 90~95%에 이른다. 수익처를 다양화해 매출을 안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들 부가서비스 매출 비중은 외국 항공사에 비해 작다"면서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야 항공사 매출도 상승할 것이란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매출 중 부가서비스 비중이 20~40%에 이른다. 반면 국내 항공사들은 5%에 그치다 최근 10~15%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관계자는 "부가서비스에서도 기내식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내식 외 다른 방식으로 음식 관련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제주항공은의 경우 운영 중인 호텔에서 점심 뷔페를 오픈하기로 했다. 낮 12시부터 14시까지 단 2시간만 운영한다. 메뉴는 한식, 중식, 볶음밥 등 핫메뉴 6종과 베이커리, 샐러드, 디저트, 과일 등이다. 쌀국수, 우동, 라멘, 짜장, 짬뽕 중 1종 등을 즉석에서 제공하는 라이브 코너도 운영한다. 이용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2만원이 되지 않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매출구조 다각화를 위해 호텔 테라스에 치킨, 감자튀김, 나초 등 간단한 음식과 생맥주를 판매하는 루프톱 바를 운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