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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알래스카에 연구소 만드는 까닭은

  • 2023.11.06(월) 15:05

냉난방공조 매출, 2030년 2배 성장 목표 
공조사업 추진지역에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상

/그래픽=비즈워치

LG전자가 미국 알래스카에 히트펌프연구소를 신설, 혹한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냉난방공조 제품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을 필두로 향후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는 LG전자가 지난 7월 ‘2030 미래비전 발표’ 당시 제시한 3대 동력 중 하나인 ‘B2B 성장’과도 직결돼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혹한 환경서 난방 성능 검증

이재성(오른쪽)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과 숀 파넬 알래스카 앵커리지 대학교 총장이 히트펌프 기술 개발 관련 컨소시엄 발족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가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냉난방공조 제품에 적용할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해 컨소시엄을 발족했다고 6일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극지방 연구가 활성화된 알래스카 앵커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Alaska Anchorage)와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교(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가 참여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알래스카에 연구실을 마련하기로 했다. 히트펌프 제품은 알래스카 등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난방 성능을 높이기 쉽지 않다.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고 그에 따라 순환하는 냉매량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혹한 환경서 제품을 개발·검증한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낼 수 있는 히트펌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판단, 연구소를 짓기로 했다.

기존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없던 눈·비·극저온 등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장시간 반복 테스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제품의 품질·신뢰성 등이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실은 알래스카 앵커리지 대학교와 페어뱅크스 대학교 내 캠퍼스 일부 공간에 거실·안방·욕실·주방 등을 갖춘 실제 주거공간처럼 꾸밀 예정”이라며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과 히트펌프 온수기 등 제품을 설치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글로벌 히트펌프 산업의 미래를 주도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공조기술의 비약적 성장이 기대되고,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과 환경을 생각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냉난방 공조 시장의 선도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B2B 효자 노릇 톡톡 “투자 드라이브 건다”

LG전자는 알래스카 히트펌프연구소를 시작으로 냉난방 솔루션 관련 글로벌 연구개발 조직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공조시스템이 떠오르는 북미와 유럽을 위주로 공략, 공조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 ‘연구개발→생산→영업→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축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LG전자가 궁극적으로 타깃을 잡은 부문은 ‘B2B 사업’이다. B2B 사업은 B2C 대비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협업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 600만대를 공급하는 사업에 공동 참여한 것도 이에 대한 일환이다.

LG전자 사업부문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최근 LG전자 실적서도 B2B 사업 성장세가 돋보였다. LG전자는 올 3분기 경기둔화와 수요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 기간 LG전자 주요 사업부문들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33% 이상 증가했다. 당시 LG전자는 “각 부문 B2B 고성장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총 매출 가운데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B2B 매출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 목표 매출이 100조원임을 고려했을 때 B2B 매출 비중을 4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B2B 사업 확장을 이끄는 대표적 두 축이 ‘전장’과 ‘냉난방공조’ 인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겠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지난 7월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당사 B2B 사업 영업이익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B2C 대비 수익성이 큰 것은 분명하다”며 “소비 침체 경향이 짙어진 경기 불황 속에서 B2B 사업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앞으로도 해당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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