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출시된 EQE. 출시 1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 대표 전기차로 등극했다. 1억원이 넘는 가격대임에도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1~10월 기준) 1895대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한 분위기 속에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다.
눈발이 날릴 정도로 추웠던 지난달 28~29일 벤츠 EQE 350을 시승했다. 차량 이동이 많은 출근길을 빠져나와 고속과 선회를 반복하며 다각도로 주행감을 느껴봤다. 시승 당시 내부가 상당히 추웠던 터라 히터와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기능을 모두 작동한 채 달렸다. 겨울철 배터리 소모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행감은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부드러웠다. 치고 나가는 맛보단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더 강했다. 저속 구간에선 과속 방지턱과 노면을 여러 번 마주했는데 매번 충격을 잘 흡수하면서 빠져나갔다. 차선을 변경할 때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 휠을 세게 꺾어보기도 했지만 부드러움은 여전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보니 또 다른 매력이 나왔다. 금세 속도가 붙으면서 앞차와의 간격을 빠르게 좁혔다. 차체가 유선형이어서인지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한 저항도 적었다. 앞으로 나아갈 땐 부드러웠던 주행감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만큼은 강렬했다.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바로 제동됐다. 차량의 장점을 강조하는 벤츠만의 경쟁력이 이 지점에서 드러났다.
회생제동 단계를 4단계(D+, D, D-, D Auto)로 둬 내연기관차와의 이질감을 줄이고자 한 것도 만족도를 높이는 부드러운 주행을 강조하는 요소였다. 회생제동 단계가 애초 높게 설정된 전기차의 경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운전자는 다소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EQE 350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3km다. 주행 중 수시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했는데 큰 변화는 없었다. 고속이라고 해서 배터리 소모가 눈에 띄게 빨라지진 않았다. 열선시트와 히터 기능을 계속 켜뒀음에도 합격점이었다. 주행 상황에 맞게끔 에너지 회생 모드가 작동한 결과다.
부드러움은 내비게이션 반응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길을 안내할 때 로딩이 거의 없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길안내가 병행됐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거의 보지 않아도 될 정도다.
EQE 350에는 각종 주행 보조 시스템도 적용됐다. S-클래스의 시스템이 그대로 들어갔다. 특히 사고 발생 이전에 위험 상황을 감지해 탑승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리-세이프, 측면 충돌 감지 시 앞 좌석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등이 주행 안정성을 더한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