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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일 4백편 안전 책임…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를 가다

  • 2024.05.23(목) 16:00

총 4개 센터…240여 명이 3교대 근무
운항승무원과 위성통화로 상황 공유

대한항공은 최근 OCC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대형 스크린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정민주기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CC)에 전화가 걸려 온다. 23일 새벽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해 인천 국제공항으로 오는 KE082편 실시간 고도를 확인하는 전화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지금 운행하고 있는 고도에서 컨설트가 없기 때문에 그 고도로 운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재 고도 유지하겠습니다. 그때까지도 현재 고도 유지하겠습니다. 정상 오퍼레이션이고요. 이상입니다."

항공기가 이륙해 착륙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이곳. '안전' 운항을 완성하는 대한항공의 핵심부서다. 뉴욕발 운항승무원이 전한 정보 외에도 이곳 곳곳에선 국내외를 오가는 항공기 비행 상황을 쉴 새 없이 확인 중이었다. 

유관부분 전문가 240여 명이 이곳에서 3교대로 이곳을 지킨다. 이들이 모니터링하는 항공기는 하루 평균 400여 편. 39개국 110개 도시를 오가는 총 161대 항공기가 모두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된 임무다.

대한항공 본사 OCC에서 KE082편 연료 소모량을 확인 중이다./사진=정민주기자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 330평 공간의 한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안전운항을 위해 얼마나 많은 수치와 정보들이 점검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상이나 자연재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뉴스부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의 항공기 출·도착 현황, 상공을 날고 있는 항공기의 항로와 연료 소비량을 모두 확인하게 했다.

보통 OCC는 항공기 이륙 72시간 전부터 준비를 한다. 예상 이동경로에서의 난기류는 물론이고 취항 지역의 재난 상황까지 살핀다. 이륙 3~4시간 전부터는 출발·도착지의 비행 조건과 항로 등을 최종 점검한 후 비행계획을 확정한다. 이 정보는 이륙 1~2시간 전에 운항승무원이, 50분~1시간 전에 객실승무원이 각각 확인한다.

항공기가 상공을 날아오른 후부터는 모니터와 위성전화로 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OCC 직원들이 이 대형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당초 예상했던 계획과 다른 비행 상황이 나타날 경우에는 OCC 직원들이 즉각 머리를 맞댄다.

이 때문에 OCC에는 안전운항과 관련한 부서들이 한데 모여있다. 이곳은 운항관리센터(FCC)와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 그리고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총 4개 센터로 이뤄졌다.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에 위치한 330평 규모 OCC는 152개 책상으로 가득찼다./사진=정민주기자

90년대까지 사고가 잦았던 대한항공은 OCC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상에서 모든 게 잘 준비되는 게 먼저다"라면서 "현재는 OCC를 포함 안전을 운항과 정비를 위해 80% 이상의 직원들이 안전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안전 고삐를 다시 죘다. 지난 20여년 간 무사고 운항을 이어오다 지난 2022년 기상악화로 세부서 활주로 이탈 사고를 경험해서다.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은 명망있는 컨설팅 업체와 손잡고 안전 컨설팅을 12주에 걸쳐 다시 구축했다.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놓친 것은 없는 지 새로 시작하는 각오를 다졌다"면서 "현장을 방문해 설문 조사를 하고 인터뷰도 하면서 대한항공 안전을 재점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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