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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장 성과 보따리 '두둑'…이재용 회장 "삼성답게 미래 개척"

  • 2024.06.13(목) 17:00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
삼성 경쟁력 점검, 고객사와 새로운 협력 모색
이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 통해 결실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 간의 걸친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한 말이다. 이 회장은 최근 AI(인공지능)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AI·반도체 분야의 주요 빅테크 기업 CEO(최고경영자)들과 잇따라 만났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AI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서 단독 미팅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 동부를 마친 뒤, 미국 서부로 넘어가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기업 CEO들과 잇따라 만나며 약 2주간에 걸친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격화하는 '기술 초경쟁' 시대에서 삼성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기술 경쟁력을 점검했다. 아울러 삼성의 기존 사업 분야인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의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AI 등 첨단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11일(현지시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한 후 4개월 만의 재회다.

이날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현재까지 8번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각별한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2일(현지시각)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과 아마존의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특히 작년 4월 생성형 AI에 본격 참여할 계획을 밝히며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 3월에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고객사 경쟁력 결합한 새 협력 모색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팅 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 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진만 DSA 부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기창 퀄컴 CPO, 전영현 DS부문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로아웬 첸 퀄컴 CSCOO, 제임스 톰슨 퀄컴 CTO, 알리자 로슨 퀄컴 Chief of Staff,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진=삼성전자 제공

10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기간 중에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네트워킹 지속

이 회장은 AI, 반도체, 통신, 바이오 등 삼성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2년 연속 장기간 미국 출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 CEO들과 연쇄 회동한 것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22일 동안 미국 장기출장을 통해 AI, 바이오,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CEO 20여 명과 네트워크를 다진 바 있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으며,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픽=비즈워치

이 밖에도 이 회장은 AI 석학, 글로벌 AI 기업 CEO들과 수시로 만나 AI 기술과 산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해 왔다. 이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MS(마이크로소프트)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기업인들과도 수시로 AI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지난달 AI 서울 정상회의 화상연설에서 "삼성의 기술과 제품을 통해 모든 기업과 사회, 나아가 전 인류가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위기 극복 돌파구 찾는다

이러한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IT 전 영역에서 AI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저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고성능·고용량·저전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AI 반도체 사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세트 부문에서는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통역 기능 등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AI PC 등을 출시했다.

이달 말에는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주력 사업 부진 극복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모바일경험(MX),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전사, 반도체(DS) 등 사업별 부문장 주재로 회의가 진행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달 부문장이 바뀐 DS부문의 전략 회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한 바 있다. 이번 DS 전략회의에서는 AI 반도체 개발·양산 계획, 엔비디아 등 고객사 납품 전략, 파운드리 기술 확보 및 수주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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