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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 드림]①LG전자가 '인도' 콕 찍은 이유

  • 2025.03.03(월) 15:00

현대차 이어 IPO 임박…현지법인 증시 데뷔 '붐'
경제성장 기반 중산층 확대…인도 내수 받친다
"3색 매력…치솟는 성장률·인구 1위·민주주의"

/그래픽=비즈워

인도 경제가 급격한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장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현지법인 기업공개(IPO) 붐도 일고 있죠. 지난해 현대차의 역대급 상장에 이어 이번엔 LG전자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르면 올 4~5월께 인도법인 IPO가 목표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인도가 유력 투자처로 부상하는 배경과 IPO 추진 효과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IMF "인도, 2년 후 G3 등극할 것"

인도가 글로벌 신흥 IPO 시장 강자로 뜨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인도의 IPO 규모는 9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대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미국(273억 달러)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입니다.
 
주식시장 자체의 몸집도 커지고 있어요. 지난해 상반기 인도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무려 1조달러. 이 기간 인도 시가총액은 5조달러를 넘으며 세계 5위권에 들었죠. 인도의 경제·산업 및 인구성장 등 요소가 밀접히 연관, 증시 활황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도 GDP 순위 및 경제전망./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인도는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도 불구,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5%로 중국(4.8%) 대비 1.7%포인트 높았습니다. 올해와 내년에도 6.5%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3.3%이고 신흥·개발도상국 평균치가 4.2%인 점을 고려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입니다. 앞서 인도는 △2021년 8.8% △2022년 6.9% △2023년 7.8%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어요.

급격한 경제성장에 기반, 현재 인도는 미국·중국·독일·일본에 이은 GDP 규모 세계 5위 국가입니다. 지난 2021년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선 후 지금까지 자리를 이어오고 있죠. 

인도가 '3위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IMF는 오는 2027년 인도가 독일과 일본의 GDP를 제치고,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친기업 정책, 이른바 '모디노믹스'가 인도의 경제 약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모디 총리는 2020년부터 자국을 글로벌 제조 허브로 육성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함이 골자입니다. 외국 기업에 적용됐던 법인세율을 기존 25~30%에서 15%로 낮추는 한편 매출액 증가분의 4~6%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인도에서의 생산을 유도하고 있죠.

인도 인구 및 가계소득 구간별 인구 수 전망./그래픽=비즈워치

14억명이 넘는 인구도 인도의 내수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인도는 2023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인구를 뛰어넘었습니다. 인도 인구는 지난해 기준 14억5000만명으로 세계 1위입니다. 

중국과의 격차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 유엔은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50년 인도 인구가 중국 대비 3억5000만명 많은 16억7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단순 인구수만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소득 수준이 개선되면서 인도의 중산층도 늘고 있는데요. 2046년 연간 가계소득이 '50만 루피 이상 300만 루피 미만'인 인도 인구는 10억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61%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빈곤층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기간 연간 가계소득 '50만 루피 미만' 인구는 2억1000명, 2020년 9억3000명 대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진단입니다. 

인구 절반이 30세 미만인 점도 특징입니다. 인도의 중위 연령은 28세로, 중국(38세)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죠. 

LG전자, IPO 막바지…'인도 국민브랜드' 쐐기

국내 주요기업 인도 법인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이러한 인도 경제 및 인구 확대는 소비시장 성장으로 직결, 기업 호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기업 인도법인은 역대급 실적을 거뒀는데요.

특히 IPO를 앞둔 LG전자가 인도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3조7910억원, 33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인도서 매출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 이상 상승한 수준입니다.

LG전자는 인도 내 '국민 가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 등 대부분 가전제품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죠.

그 비결로는 '현지화 전략'이 꼽힙니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LG전자는 기술력과 현지화를 결합,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했습니다. 인도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튼튼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죠.

인도에 공장을 짓고 현지 인재를 확보하는 등 '현지 완결형 사업' 구축에 나선겁니다. 현재 LG전자는 인도 내 노이다와 푸네 등 두 곳의 공장을 운영 중인데요. 최근엔 인도 남부 에 새로운 생산시설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LG전자

IPO 작업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는 올해 4~5월께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LG전자 인도법인은 인도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예비심사서류를 제출했어요. LG전자는 보유한 지분 100% 가운데 15%를 매각, 구체적은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가치를 150억달러(약 21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LG전자 시가총액 13조4800억원을 웃도는 규모입니다. 이를 통해 15억달러(약 2조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LG전자는 인도 IPO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인도 시장 잠재력'을 강조합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1월 열린 CES 2025에 참석,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통상 가장 먼저 언급되는 IPO의 목적은 자금 조달이지만 자금은 부가적 요소일 뿐"이라며 "현 시점서 인도 IPO를 추진하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에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조 사장은 "인도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가전구독이나 D2C(소비자 직접판매) 등 사업방식으로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었죠.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지만 가전제품 보급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보급률이 각각 38%·17%·8%에 그치죠. 하지만 최근 핵가족화되고 일하는 여성의 늘면서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가전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지난 2018년 110억달러(약 15조 8000억원)에서 올해 210억달러(약 30조3000억원)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중국·베트남 比 인도 매력·잠재력 탁월"

전문가들은 탈중국 반사이익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간 긴장 관계가 높아짐에 따라 그 대안으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베트남과 달리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여서 기업 활동을 하기 보다 용이하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오화석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원장(인도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시점인데 중국은 정치적 및 대외적으로 견제받고 있고 있다"며 "중국보다 더 많은 인구를 보유함과 동시에 경제성장도 급격한 인도는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 원장은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가령 사드 보복 등 조치를 내놓기도 해서 기업 환경이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고, 베트남도 사회주의 국가인데다 인구는 많아야 1억명"이라며 "반면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인구는 14억명이 넘어 노동력이 풍부하면서 인건비도 저렴해 중장기적으로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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