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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 현대적 감각을 입다…대한항공, 41년 만에 CI 교체

  • 2025.03.11(화) 18:18

조원태 회장 "통합항공사 구심점 역할할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신규 CI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41년 만에 기업 로고(CI)를 변경하며 미래 항공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CI 변경이 단순한 브랜드 리뉴얼을 넘어 글로벌 항공사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분석이다. 

"기업 규모보다는 질이 우선"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에는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기업 임직원과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격납고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짙은 파란색의 새 로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대한항공 태극마크에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기존보다 단순화한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선호하는 모던함과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대한항공이 지켜온 헤리티지(Heritage)를 그대로 계승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 테크센터에서 신규 CI 도장을 마친 대한항공 보잉 787-10 항공기./사진=대한항공

태극마크 옆 항공사명을 표기한 '코리안 에어(KOREAN AIR)' 로고타입도 변화를 줬다. 최고의 국적 항공사다운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개성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체 끝부분에 붓터치 느낌을 더하고 부드러운 곡선과 열린 연결점을 활용해 한국식 우아함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대한항공은 이어 새로운 CI를 적용한 항공기 도장, 리버리(Livery)도 공개했다. 격납고 뒤편을 가리고 있던 천막이 걷히자, 보잉 787-10 항공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항공기는 대한항공의 새로운 기내 인테리어 ‘프레스티지 스위트 2.0(Prestige Suites 2.0)’을 적용한 신형기 HL8515로, 대한항공의 새 로고를 처음 적용한 기체다. 이 항공기는 오는 12일 오전 인천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로 향하는 KE703편에 투입될 예정이다.

새로운 항공기 도장은 '코리안(KOREAN)'이라는 로고타입을 볼드하게 표현해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방식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기법으로,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스위스항공(Swiss), 오스트리아항공(Austrian), 타이항공(Thai) 등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 고유의 하늘색 계열을 유지하는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메탈릭(metallic) 효과를 더한 새로운 도장 페인트를 개발했다. 태극마크 디자인의 특징도 항공기 도장에 반영해, 부드러운 곡선이 동체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표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조원태 회장은 "새로운 CI에는 대한항공이 오랫동안 지켜온 안전과 고객 감동, 그리고 미래를 향한 도전이 담겨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이 완료되면 글로벌 항공사 순위는 11위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은 "기업 규모보다는 질을 더 따지고 싶다”며 "가장 안전하고 고객과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트렌디해지는 기내 서비스 

리뉴얼된 한식 기내식./사진=도다솔 기자

대한항공은 이번 CI 변경을 계기로 기내 서비스 전반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신규 기내식 도입, 고급 식기, 베딩 교체 등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항공사들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서울 한남동 소재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Cesta’의 오너 셰프인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신규 기내식 메뉴를 개발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 고급 파인 다이닝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상위 클래스의 경우 아뮤즈부쉬(Amuse Bouche)와 애피타이저(Appetizer) 메뉴를 고급화해 특별한 기내식 경험을 제공한다. 빠삐요뜨(Papillote), 쁘띠푸르(Petit Four) 등 새로운 스타일의 주요리와 디저트를 도입해 섬세한 맛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모던하고 트렌디한 한식을 개발한 신규 메뉴도 선보인다.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을 살린 문어 영양밥, 차돌박이 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을 주요리로 선정함으로써 대표 국적 항공사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일반석 기내식으로 제공되던 한식도 기존에 나물과 쇠고기 위주였던 비빔밥을 연어 비빔밥, 낙지제육덮밥 등으로 다양화한다. 또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두부팟타이, 매운 가지볶음, 로제 파스타 등 다채로운 메뉴를 도입한다.
 
기내식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기내 기물도 프리미엄 라인으로 리뉴얼했다. 우선 해외 유수 브랜드와 협업해 최고급 기내식에 어울리는 식기를 엄선했다. 일등석은 세계적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르나르도(Bernardaud)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Christofle) 커트러리, 독일 리델(Riedel) 와인잔을 사용하며 프레스티지석은 아르마니·까사(Armani Casa) 식기와 와인잔으로 서비스한다.

편안한 여행을 위해 상위 클래스 베딩(Bedding)은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 프레떼(Frette) 제품을 도입한다. 특히 일등석에는 기능성 신소재를 적용한 매트리스와 프레떼 편의복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내 편의용품을 담은 상위 클래스 어메니티와 파우치는 영국 하이엔드 브랜드 그라프(Graff)와 협업했다. 어메니티 파우치는 네이비, 그린, 블랙 3종 색상을 8개월마다 바꿔 제공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ESG 경영 방침에 따라 어메니티 구성품의 비닐 포장을 최소화하고, 칫솔 손잡이와 안대, 이어플러그 케이스 등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점도 특징이다.

대한항공 신규 기내식과 리뉴얼된 기내 서비스는 오는 12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장거리 주요 10개 노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6월부터 장거리 전 노선, 올해 9월부터는 중·단거리 모든 노선에서 신규 서비스를 차례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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