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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동맹' 현실화…현대차·엔비디아, AI 팩토리 시동

  • 2025.10.31(금) 15:00

APEC서 협력 발표…블랙웰 기반 AI 팩토리 도입
피지컬 AI로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혁신 가속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가 '깐부치킨 회동' 하루 만에 공식 협력에 나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비공식 만찬을 가진 다음 날, 양측은 APEC CEO 서밋 현장에서 AI 기반 모빌리티 협력 강화를 발표했다. 황 CEO가 "이번 주 한국과 관련한 좋은 소식이 많다"고 예고한 발언이 현실이 됐다.

이번 협력은 양사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체결한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양측은 디지털 트윈·로보틱스·생성형 AI 등 첨단 기술을 제조와 자율주행 분야에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이를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발전시킨 것이다.

모빌리티 AI 생태계 키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는 31일 경북 경주시에서 개최되는 APEC 현장에서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AI(인공지능) 팩토리 도입을 통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란 데이터 수집, 학습, 정밀화, 대규모 추론에 이르기까지 전체 AI 생애주기를 관리하며, 데이터를 통해 가치(지능)를 창출하도록 설계된 컴퓨팅 인프라를 뜻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기존 차량용 소프트웨어 협력 수준을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함께 고도화하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AI가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개발과 운영이 이뤄지는 디지털 환경)이나 인프라(데이터센터·컴퓨팅 자원 등 기술적 기반)를 도입하는 것 이상의 협력이다.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로봇 등 현실 공간에서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AI 역량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우선 양사는 모빌리티 솔루션, 차세대 스마트 팩토리, 온디바이스 반도체 혁신을 위한 AI 역량을 함께 높이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5만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 개발, 검증,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양사는 한국 정부의 국가 피지컬 AI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을 가속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30억 달러 규모 투자도 병행한다. 투자금을 활용해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국내 데이터센터 등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차세대 피지컬 AI 인재 양성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현대차그룹-엔비디아는 이날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한국이 AI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피지컬 AI 진흥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과기정통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피지컬 AI 육성을 위해 민·관 협력의 첫 단계를 이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은 제조업에 큰 강점이 있는 나라로 한국의 풍부한 제조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최신 AI 인프라가 만나 국내기업들과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산업 전반의 제조 AX 혁신을 가속화하는 윈-윈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는 AI 기반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도약"이라며 "양사는 첨단 기술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인재 육성과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까지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AI는 모든 산업의 모든 측면을 혁신할 것"이라며 "운송 분야만 보더라도 차량 설계 및 제조부터 로보틱스,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AI와 컴퓨팅 플랫폼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표 산업의 중심 기업이자 세계 최고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중 하나인 현대차그룹과 지능형 자동차와 공장을 구현,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산업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계부터 주행까지 'AI'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AI 팩토리'를 구축해 자동차 생산부터 주행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인공지능 체계로 연결할 계획이다. 공장과 차량, 로봇을 하나의 데이터 네트워크로 연결해 설계·제조·주행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지능형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DGX △옴니버스 △드라이브 AGX 토르 등 세 가지 핵심 AI 컴퓨팅 플랫폼을 도입한다. 'DGX'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시켜 자율주행, 로봇,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AI 학습용 컴퓨터다. '옴니버스'는 실제 공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가상의 디지털 공장(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로봇의 움직임이나 안전성 등을 미리 검증할 수 있게 한다. '드라이브 AGX 토르'는 자동차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차량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주행 판단을 내리고 각종 AI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활용해 강력한 공장 전반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을 그대로 옮긴 가상 모델로, 설계와 운영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정밀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로봇 통합 속도를 높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고장 예측이 가능한 예지보전 체계도 구현한다. 이는 자율형·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자동차 설계와 제조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옴니버스는 '아이작 심'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돼 로봇 검증에도 쓰인다. 아이작 심은 실제 공장 환경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겨 로봇의 동작과 경로, 협업 안전성을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생산 라인에 투입하기 전 로봇의 작업 효율과 안전성을 검증해 통합 속도를 높이고 자동화 수준을 끌어올린다.

또 '코스모스' 플랫폼을 통해 플랫폼을 통해 지역별 도로와 교통 조건을 재현한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한다. 코스모스는 자율주행차의 주행 데이터를 대규모로 생성하고 학습할 수 있는 모델로, 수천 건의 주행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알고리즘을 정밀하게 검증하도록 돕는다.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을 고도화함으로써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에 서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청사진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 AI 기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엔비디아의 개방형 AI 모델 '네모트론'과 AI 개발 툴 '네모'를 활용해 차량 기능을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지속 개선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디지털 어시스턴트,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적응형 컴포트 시스템 등 다양한 차내 AI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차량에는 '드라이브 AGX 토르' 칩을 탑재해 AI 연산 성능을 높이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차세대 안전 기능, 몰입형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구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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