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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아베노믹스 6개월.."결국 실패할 것"

  • 2013.06.11(화) 10:49

[센터장들이 말하길]
"아베노믹스, 구조적 문제 해결 난망..마법에 속지마라"
"한국 맷집 강해져..美 양적완화 변수가 결국 엔 좌지우지"

작년말 시작된 아베노믹스가 반년 가까이 한국 경제와 증시를 휘젓고 있다. 일본 증시 급등과 경제지표 호조는 `상대적 박탈감` 같은 씁쓸함을 안겼다. 엔저(低) 폭격에도 한국의 맷집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강했고 아베노믹스 이면에 숨겨져 있던 한계점도 속속 노출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는 아직 무리다. 그렇지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본다면 지금까지보다는 그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제는 아베노믹스를 넘어선 다른 글로벌 변수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몇개월 시차를 두고 나온 한국의 창조경제는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아베노믹스는 성패를 떠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갖는다.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앞서 시험해봤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고마운 존재다. 거시 쪽에 밝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진단과 혜안을 들어봤다. 

◇ 아베노믹스 `성공보다는 실패` 시나리오 무게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선 이후 일본 증시는 무섭게 상승했고 엔화 가치도 빠르게 떨어지며 전 세계를 놀래켰다. 지난 10일 나온 일본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아베노믹스가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국내 리서치센터 수장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정하다. 일본의 구조적 요인을 놓고보면 당장 숫자로 확인되는 성과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하나 같이 확고했고  확신에   찬 이유 역시 간단명료했다. 아베노믹스의 힘과 효과를 떠나 일본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현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절반은 성공으로 치자. 일본은 과도하게 강세였던 엔화가치를 달러대비 100엔까지 단숨에 돌려놨다. 과거 달러-엔 100엔이 깨졌던 것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였는데 2년반 넘게 진행된 것을 일거에 정상화시킨 것이다. 빠르게 약세 모멘텀을 잡았고 제조업의 숨통이 확 트였다는 점에서 성공을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100엔 이후에는 쉬어갈 것으로 본다. 수입물가가 오르는 등 분명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것도 있는 법이다. 100엔 이후에는 일본의 자구노력으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데 한계가 있고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일본도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늘려 소비가 회복되는 쪽으로 가야한다. 여기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큰 그림에 변화는 없다. (홍 센터장은 최근까지 일본 증시 폭락 등을 들며 엔저에 한계신호가 왔다고 분석했다.)아베노믹스의 경제정책은 스포츠 게임이 아니다. 성공과 실패가 누적되면서 결국 어느 쪽이 강해지느냐의 문제다. 일본 증시가 1만5000선까지 갈 순 있겠지만 (아베노믹스 실패 의견은 여전하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장

"아베노믹스 자체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일본은 지난 20년간 국가부채가 60%에서 240%가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고 바꿔놓지 못했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통화를 공급하고 환율을 절하한다고 일본 경제가 쉽게 바뀌진 못할 것이다. 사실 일본 경제가 20년동안 굉장히 침체됐다고들 보는데 일본 경제는 2003~2008년사이 전후 최장기간 동안 경기회복을 누렸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 경제 성장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가 1% 성장을 하는 것은 일본 경제가 나빠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3% 이상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렇게 보면 실패의 가능성은 80%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아베노믹스를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 문제는 단순히 정책적인 사안이 못된다. 적극적으로 재정, 통화정책을 하는 것은 맞지만 교과서적으로 좋을 수만은 없고 시장도 이를 시험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테스트에 취약하다. 정부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졌을 때 불편해질 수 있는 경제 구도다. 그런 면에서 단기적인 통화정책보다는 고령층이 소비할 수 있는 수요를 창출해줘야 한다. 통화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원하는 만큼 제대로 주지 못하면 시장은 의심을 할 것이고 일본 정부가 원하는 식으로 좋게 가지는 못할 것이다. 사실 성공이든 실패든 아베노믹스가 만들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환율문제는 물론 보호무역주의나 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발생할 것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일본 닛케이255 지수]
◇ 한국 엔저에도 굳건..더 중요한 변수를 주시하라

어찌보면 아베노믹스 자체는 한국의 절대 관심사는 아니다. 일본의 공격적인 부양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한국 수출에 타격을 가했기 때문에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엔저가 한국에 미친 악영향은 미풍에 그치고 있다. 손실을 아예 안 본 것은 아니지만 아베노믹스 초기 급격한 엔저에 호들갑을 떤 것에 비해서는 양호했다.


최근에도 엔저는 이어지고 있지만 속도는 주춤하고 있다. 일본 때문이 아니라 미국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불거진 후 달러값이 들쑥날쑥하면서 엔화 역시 춤을 춘다. 실제 열쇠는 이제 미국이 쥐고 있는 셈이다. 센터장들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연히 엔화값을 더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원화 베이스 상을 달러 강세는 호재다. 양적완화 축소 등 미국의 향방이 엔 흐름보다 더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엔저 영향을 크게 받을 건 없다. 달러가 강세 국면으로 가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겠지만 상대가치를 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아베노믹스보다 미국 경제가 견실해지는데 따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을 봐야 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여서 엔화가 약세로 가는 것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장

"일본 입장에서는 환율이 25%나 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만큼 공돈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지면서 그 돈으로 투자도 할 수 있는 것이고 제품가격도 낮추고 중국이나 아시아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치고 나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한국에 분명 위협이다. 그러나 추가 엔저는 일본이 아닌 미국 요인이다.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달러가 강세로 가면 엔화 역시 떠밀려 약세로 갈 거다. 강달러로 엔화 약세가 되면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한국에 나쁠 것은 없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엔저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전체 성장기업들 가운데 이익 분포가 극단화돼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을 제외하면 일본하고 경합하는 부분의 손실이 나뉘어졌기 때문에 큰 문제로 불거지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이익이 줄었다. 이는 한국 통화정책상 스탠스를 유지하기 힘든 구도를 형성하거나 엔 캐리 자금이 시장에서 빠지면서 감내해야 할 부분도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리센터장

"엔저가 한국에 미친 영향은 제한됐다고 본다. 엔-원 재정환율 상 1200~1500원 사이는 안정적이다. 주식시장을 보면 결국 미국이 양적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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