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 이후 계열 증권사인 동양증권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서도 동양 사태 재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계열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평판 위험이 확대될 경우 고객과 영업기반이 훼손되고 이는 증권사 유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7일 증권회사의 계열리스크 수준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사들의 계열 리스크 수준과 대응 능력 면에서 안심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계열 관련 자산 익스포저가 감내 가능한 수준이고,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판 위험에 대해서 유동성 측면에서 대규모 자금 인출에 대응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금융자회사 외 계열 자산 익스포저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0~5% 중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동양증권은 16.5%에 달했지만 동양 외에 가장 높은 삼성과 현대증권이 각각 5%대였고 동부증권은 2.8%, 한화투자는 1.3%에 불과했다.
동양처럼 고객 자금이 대규모로 인출되더라도 유동성 대응력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기평은 재무상태표 상 자산별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정도별 차이는 있지만 증권사들 모두 대응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도출했다. 증권사 별로는 삼성증권이 111.3%의 커버리지비율로 가장 높았고 동양증권이 101.4%로 가장 낮았지만 100%를 상회했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계열 채권의 잠재 위험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양그룹의 경우 동양증권에 대한 직접 조달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했다.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계열사 회사채 발행액 대비 모집주선액 비중은 88.4%에 달했다. 반면 나머지 증권사들은 6~30% 중반 사이에 분포했다. 동양증권 다음으로는 동부증권이 가장 많았고 한화, 현대 순이었다.
동양 외에는 계열사 채권의 신용도 역시 높았다. 동양은 BB이하가 82.2%였지만 나머지는 BBB 등급 이상이었다. 동부증권의 경우 BBB가 100%를 차지했고 현대증권은 A등급이 93.1%였다.

▲ 2010년1월~2013년9월 공모회사채 기준. 유진투자증권은 인수/모집주선 실적이 없어 제외.(출처:한기평) |
이처럼 계열 리스크 수준이나 대응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 한기평은 수익기반 훼손 가능성이 존재하며 증권사의 계속기업 가능성에 의문을 초래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동양 사태에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이 문제였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보다는 동양그룹의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확대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또 동양 투자자들이 계열 증권사를 통한 시장성 자금조달 정보를 알고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했었다면 그 파장이 지금보다는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며 계열 증권사를 통한 시장성 자금조달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해 정보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