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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주주 행동주의]③日소니에 감 놔라 배 놔라

  • 2013.11.18(월) 15:19

야후 경영진 축출로 유명한 로브 "소니 사업분리" 주장
소니 거부에도 경영간섭 의지 여전히 강해..`2라운드` 관심

"연예와 가전 사업을 분리해라!" "못하겠다"

 

지난 5월 미국의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대니얼 로브는 소니의 사업분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당시 로브가 이끄는 써드포인트는 소니 지분 6.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로브는 야후 경영진을 쫓아내고 델파이 구조조정을 이끌며 주주 행동주의로 이미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반경은 이미 해외로 넓어졌고 사냥감의 덩치도 커지고 있다. 로브의 소니에 대한 간섭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 혁신 필요한 소니, 제안 거부..로브의 패배?

 

로브는 히라이 카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에게 엔터테인먼트 사업 지분 20%를 매각하면 소니 주가가 60%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과 가전사업에 대해서도 훈수를 뒀다.

 

이런 소니에 로브의 제안과 압박은 완전히 허튼 소리로 볼 수는 없다. 소니는 일본 기업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 기업이다. 엔화 약세 심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 이유도 있었지만 소니는 삼성이나 애플과 달리 혁신에 실패하고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쇄신이 분명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지난 여름 소니는 1분기(4~6월) 실적이 크게 개선된 후 로브가 제안한 전자와 엔터테인먼트 분리에 대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로브의 매각 제안이 중요한 만큼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소니 측의 재무전문가들은 써드포인트와 만나 부분적 분사와 관련된 30여개의 케이스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뉴스코프의 폭스엔터테인먼트 분사 등이다.

 

하지만 소니는 결국 로브의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 길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히라이 카즈오 CEO는 소니의 부활을 위해 TV 등 전자기기와 음악,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통합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

 

로브의 소니에 대한 행동주의 투자는 헐리우드 영화산업에 대한 간섭이란 측면에서 비판을 낳기도 했다. 소니 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제작한 영화에서 고전하자 분사를 주장한 것인데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이에 대해 반박에 나선 것이다. 클루니는 로브와 같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영화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며 섣부른 간섭을 비판했다. 클루니는 "로브가 영화산업에 위험한 인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소니 주가(출처:블룸버그)

 

◇ 제2라운드 예고..`개혁 압박` 긍정적 효과도 기대

 

지금까지 소니와 로브의 싸움은 로브가 상당한 손실을 보고 경영간섭에도 실패하며, 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도 많다.  최근 로브의 써드포인트는 당국에 1.64%의 소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가로 공시했다. 이미 로브는 대량 지분을 확보해 소니를 압박했지만 그동안은 다른 이름으로 등록이 돼 있었고 실제 주주로 일본 금융당국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등록이 의무화되는데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은 지분율을 5%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써드포인트가 수면 위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 것은 그만큼 소니에 대한 적극적인 간섭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보에 대해 로브가 소니와의 제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니 외에 샤프나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이 고전해온 만큼 이들 기업에도 소니와 비슷하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진다.다만 일본의 경우 미국과 다르게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여건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들에게 비슷한 투자를 했지만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로브의 제안을 거절한 히라이 CEO로도는 소니를 부활시키기 위한 압박을 더욱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나름 긍정적인 촉매제는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키 마사미츠 스태츠투자운용 매니저는 "히라이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이익을 더 키우기 위한 압력을 더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엔터테인먼트 운용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로브의 행동주의 투자 전례를 볼 때 구조조정이나 감원 또는 다른 비용절감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니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면서 지분권을 이용해 경영진 교체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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