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직원들에게 예고했다.
11일 오전 김 사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어려운 시장환경으로 증권업 자체가 저(低)성장·저수익 산업화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자를 넘어 회사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특단의 경영효율화 조치를 단행한다”고 강조했다.
주식 거래가 급감하면서, 증권업계는 지난해 11년만에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삼성증권 영업이익도 2012년 보다 1988억원(83.71%) 감소한 상황이다.
김 사장의 내놓은 특단의 조치는 ▲비용절감 ▲점포체계 개편 ▲감원 세 가지다.
우선 삼성증권은 다음 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대상은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이다. 이미 임원은 6명 줄였다. 5명은 보직변경을 통해 퇴임 수순을 밟고 있고, 나머지 1명은 관계사로 전출됐다.
또 희망자를 대상으로 직원을 투자권유대행인으로 전환한다. 투자권유대행인은 한 증권사에 전속해 금융상품을 판매한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챙길 수 있지만, 신분은 비정규직이다.
지점은 대형지점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삼성증권은 작년말 기준 98개 지점과 2개 영업소 등 총 1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축소 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상권 규모와 점포 간 인접성 등을 감안해 ‘지점 수’와 ‘면적’을 동시 줄인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최근 전국 19개 지점을 5개로 줄이는 ‘초대형 거점 점포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고객의 거래행태 또한 온라인과 모바일 금융거래 확산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점포와 인력운영 면에서 새로운 개념의 영업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용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임원 경비를 35% 삭감하고, 출장 때 임원도 이코노미석 탑승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7월에도 100여명을 삼성생명 등 관계사로 전환 배치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