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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기조의 새변수 `유럽과 사우디`

  • 2015.01.24(토) 11:54

QE로 리스크 선호도 제고→상품수요 증가 기대
사우디 유가 정책 관심..강달러는 하락압박 요인

유럽판 양적완화 덕분에 전 세계 증시가 잠시나마 여유를 찾게 됐다. 미국의 양적완화 때처럼 글로벌 증시에 유동성 유입이 재현될 경우 이머징 마켓이 다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특히 위험자산 선호와 맞물려 최근 고착화되고 있는 저유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서거 소식도 유가 흐름에 변화를 줄지 주목되고 있다.

 

◇ 사우디 국왕 서거에 `유가정책` 변화 기대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왕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은 한차례 출렁였다. 아래 쪽으로 향하던 유가의 무게중심이 잠시 위쪽으로 급격히 쏠린 것.

 

그간 저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용인 하에 가능했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저유가를 고수해 온 만큼 그의 죽음으로 유가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사우디 국왕의 비보가 전해진 후 곧바로 2%이상 급반등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가 반등이 추세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타계한 사우디 국왕이 수주전부터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우디 차기 국왕으로는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가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그는 실질적인 국왕 역할을 대행해 왔다. 

 

외신들은 사우디 유가 정책의 실질적 권한은 국왕이 아닌 석유장관이 행사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지난해부터 배럴당 20달러의 유가도 상관치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6개월에 걸쳐 고점대비 60%나 하락한 추세가 손쉽게 꺾이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이날 급반등은 원유시장에서 흔히 접하는 변동성 확대 수준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가미 타카유키 일본석유가스금속공사 이코노미스트는 "공급과잉 상태의 원유시장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뉴스를 소화하면 다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때마침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 재고가 주간 기준으로 14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 ECB 양적완화 상품수요↑ vs 강달러는 부담

 

같은 날 유가가 반등한데는 ECB의 양적완화도 작용했을 법하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 소식이 주식과 상품 등 위험자산 선호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입장에서는 유로화 약세로 원유를 수입하는 비용이 더 들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과도한 원유 공급을 줄이고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이날 ECB가 예상 외의 양적완화 규모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하락세로 반응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ECB 호재가 선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게다가 환율만 놓고보면 오히려 유가를 더 압박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로화 약세는 결국 달러 강세를 의미하고, 최근 유가를 끌어내린 주된 요인이 바로 강달러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ECB 결정 후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고 자연스럽게 달러 가치는 크게 올랐다.

 

CHS헷징의 토니 헤드릭은 "양적완화가 유럽의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지만, 당장은 달러 강세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원유 시장에는 오히려 역풍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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