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증시에서는 반사적으로 배당주를 떠올린다. 지난해부터 배당주 매력이 부쩍 커지면서 사시사철 관심권에 들지만 통상 가을부터 연말까지가 본격적인 배당의 계절로 인식된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금리인상 변수가 더해지면서 상대적 수혜가 큰 은행주가 좀 더 돋보이는 양상이다.
◇ 배당주, 어김없이 상승 시동
가을에 배당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연말 결산배당을 염두에 두고 배당주 매수가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당주는 9~11월 사이 강세를 보이며 계절적인 특성이 뚜렷하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 상위 종목의 월별 성과를 살펴보면 9월부터 배당락 전인 12월 중순까지 코스피수익률을 평균 3%이상 웃돌았다.
올해 역시 이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고배당주의 강세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이후 8월까지 코스피200 대비 약세를 나타나던 코스피200고배당 지수가 지난달 23일을 저점으로 코스피200대비 강세로 전환했다. 코스피200고배당 지수는 코스피200 내 배당수익률 사위 75개 기업 중 변동성이 낮은 5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코스피200고배당지수의 10년간 월간성과를 보면 평균수익률(3월)이나 상승확률(4월)은 연초에 가장 높지만 연말까지 남은 넉달 동안은 9월의 평균수익률과 상승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올해 더 풍성..실적기대에 배당수요도 'UP'
특히 올해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편이다. 먼저 배당과 직결되는 실적이 좋다. 상반기까지 코스피 기업들은 기대이상의 실적을 내놨고 3분기에도 이익 컨센서스 상향이 지속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잉여현금 흐름이 순이익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점도 배당확대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고 판단했다.
코스피200 제조업 기준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투자를 뺀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53조5000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2배이상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1,2분기 합산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45조800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연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배당투자 수요 자체가 커진 것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연말 배당수요를 노린 액티브 자금(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자금)뿐 아니라 중장기 관점의 배당 매력을 감안한 패시브 자금(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투자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수요가 꾸준히 몰릴 것이란 기대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를 감안할 때 올해 예상되는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1.7%로 역사적 최고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美금리인상 앞두고 은행주 돋보여
배당주 투자 시 가장 기본적으로 따지는 부분은 해당 종목이 배당 매력과 함께 실적과 가격 메리트까지 겸비하고 있는지 여부다.
특히 올해는 최소 1차례 이상의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정되면서 플러스 알파(+α) 측면에서 은행주가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은행주는 코스피 타 업종 대비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어서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은행주는 연말까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예대금리 상승 수혜주로도 주목받는다. 실제로 이런 기대감으로 국내외 은행주들은 7월초부터 강세를 보여왔고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기업은행의 배당수익률 4.3%가 눈에 들어올 시점"이라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브렉시트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덜 오른 기업은행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은행주의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은 KB금융(2.96%, 22.29%), 하나금융지주(2.12%, 21.15%), 기업은행(3.64%, 25.76%), 우리은행(2.83%, 31.78%), 신한지주(3.03%, 26.66%) 등 대체로 높은 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실적과 저평가까지 감안해 배당 플러스 알파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아주캐피탈과 우리은행, 동양생명, 삼성카드, 두산, POSCO, 풍산홀딩스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