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국제게임쇼 지스타에 관람객 22만명이 다녀가면서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특히 대규모 가상현실 체험관을 열어 즐길거리 면에서 관람객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엔씨소프트와 NHN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주요 게임사들의 참석이 저조하고 해외 업체도 소니 외 무게감 있는 곳들이 나오지 않아 볼거리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0일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린 지스타의 누적 방문자 수는 21만9267명으로 지난해(20만9617명)보다 4.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막일인 지난 17일에 3만7515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18일 4만7447명, 19일 7만6946명, 20일 5만7359명을 달성했다.
이로써 올해 누적 관람객 수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보다 1만명 가량 늘면서 또 한번 기록을 경신했다. 지스타는 지난 2012년부터 민간 주도로 전환된 이후 관람객 중복집계를 배제하고 있는데 올해 지스타는 실인원 집계 이후 역대 최대 흥행 성적을 올린 것이다.
참가 규모도 역대 최대다. 올해 지스타에는 35개국 653개사가 B2C와 B2B관 총 2719부스를 채웠다. 지난해 35개국 633개사, 총 2363부스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지스타가 열리는 벡스코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 컨벤션홀, 오디토리움, 다목적홀, 야외광장 등 약 5만5300제곱미터(㎡)에 달하는 전시면적을 다양한 즐길거리로 채웠다.
BTB관은 벡스코 제2전시관의 1층과 3층 전관을 활용했으며, 유료 바이어 숫자는 전년(1781명) 보다 120명 가량 늘어난 1902명을 기록했다. 이곳을 찾은 유료 바이어는 첫날 1325명, 둘째날 421명, 셋째날 156명을 각각 기록했다.
국제 컨퍼런스에도 약 1651명의 업계 전문가 및 관련 학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지난해(779명)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투자유치 및 퍼블리싱 기회를 지원하는 게임 투자마켓은 33개 개발사와 8개 투자사, 국내외 16개 퍼블리셔 등 57개사가 참여했다. 이틀 간 총 126건(1일차 44건, 2일차 82건)의 투자 상담이 열렸다.
채용박람회를 찾는 구직자들도 2014년(20개사) 1496명, 2015년(22개사) 1535명에 이어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는 넥슨코리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등 20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1885명의 구직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스타에선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출품돼 눈길을 끌었다. 넥슨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부스를 차리고 ▲ 자체개발 신작 18종(모바일 16종, PC온라인 2종) ▲ 퍼블리싱 신작 17종(모바일 12종, PC온라인 5종) 등 총 35종의 신작을 쏟아냈다.
모바일 '강자' 넷마블게임즈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필두로 ‘펜타스톰’(가칭), 스타워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 등 3종의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웹젠은 PC온라인 간판작 '뮤'의 후속작과 모바일 야심작 '아이언하트'를 내걸고 행사 분위기를 달궜다.
세계 비디오 콘솔 게임을 이끌고 있는 소니가 가상현실 게임 기기 및 11종의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 대만 HTC는 글로벌 게임사 밸브와 손잡고 개발한 가상현실 헤드셋 '바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소니는 지스타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B2C관내 40부스 규모의 가상현실 특별관을 공동으로 마련, 관람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다만 올해 지스타는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웹젠 외 다른 주요 게임사들 상당수가 참가하지 않아 볼거리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대표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NHN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컴투스, 게임빌 등 주요 게임사들이 B2C관에 참석하지 않았다.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등 카카오톡 모바일게임으로 유명한 곳들 역시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난해 메인 스폰서였던 네시삼십삼분 또한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해외 게임사 참석이 저조, 글로벌 게임쇼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다. B2C에 참석하는 글로벌 게임사 수는 9개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그나마 볼만한 곳으로는 소니와 룽투코리아 정도다. 최근 몇년간 지스타의 위상이 '안방 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