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해 연매출 4조원·영업이익 1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광고의 선전과 글로벌 메신저 '라인' 호조에 힘입어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광고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2분기 연속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지금의 성장을 이끈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김상헌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한성숙 신임 대표이사가 바통을 넘겨 받으면서 차세대 경영진이 꾸려지게 된다. 오는 3월 개최하는 주주총회에서 한 신임 대표와 함께 이사회 멤버를 구성할 '뉴페이스'가 누가 선임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 매출이 4조226억원으로 전년(3조2539억원)보다 23.6%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 4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사상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조1020억원으로 전년(8302억원)에 비해 32.7% 증가했다.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이자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증권 정보사이트 FN가이드가 집계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4조172억원, 1조1167억원이었다.
네이버는 옛 NHN 시절인 2008년에 개별 기준으로 사상 첫 1조원대 매출(1조2081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3년만인 2011년에 2조원대(2조1474억원)로 성장했다. 지난 2013년 8월 게임 사업(현 NHN엔터테인먼트)을 분할한 이후 오히려 성장세에 불이 붙으면서 2015년에 첫 3조원대(3조251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현기증 나는 성장이 계속되면서 2017년에 매출이 4조6000억원대, 2018년에는 5조2000억원대로 껑충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사인 카카오 등을 압도할 만큼의 괴력의 성적은 광고 사업의 힘이 컸다. 전체 매출 가운데 광고 부문은 3조원에 육박(2조9670억원)한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전년에 비해 27.8% 증가한 수치다.
콘텐츠 매출(9249억원)과 기타 매출(1308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9%, 58.1%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아울러 전체 매출 가운데 모바일 비중은 64%로 PC(36%)에 비해 거의 두배에 달한다. 네이버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수익 모델을 완벽하게 찾아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 '2분기 연속' 분기 1조원 매출
분기 단위로 살펴보면 작년 4분기 매출은 1조850억원으로 전분기(1조131억원)에 이어 2분기째 1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2분기 781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이후 7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903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2823억원)보다 2.8%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작년 3분기 이후 6분기째 '최대 행진'이다.
PC보다 모바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4분기 PC 매출은 3919억원으로 모바일 매출(6931억원)의 거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아울러 해외 매출 비중이 35%로 매분기 30% 중반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 연결 매출은 375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5.9%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4.3%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이사회 멤버 물갈이 앞둬
네이버는 오는 3월17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상헌 대표이사 후임을 맡을 한성숙 부사장의 신규 이사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네이버는 김상헌 대표를 포함해 이해진 의장과 황인준 이사 3명의 사내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다. 사내이사 가운데 이 의장을 제외한 2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한성숙 신임 대표이사 외에도 또 다른 한명의 사내이사가 추가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네이버측은 "추가 사내이사 후보자 세부내역은 후보 결정이 되면 추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선 라인의 성공 신화를 이끈 신중호 글로벌총괄책임자(CGO)를 유력한 후보자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해진 의장이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창업 이후 18년만에 의장직을 전격 내려놓기로 하면서 새로운 의장직을 누가 맡을 지도 관심이다.
네이버는 이날 웹툰 사업을 키우기 위해 관련 사업부문을 떼어내 '네이버웹툰 주식회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네이버가 신설 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웹툰 제작 및 배포에 집중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짜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1주당 1131원(액면가 500원)의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총 배당금은 326억원으로 지난해초 발표한 배당 규모(321억원)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