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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성장 공식, '쉼없는 세포분열'

  • 2017.02.01(수) 15:03

스노우 이어 연구조직·웹툰 분사
활발한 사업 분할로 경쟁력 키워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끊임없는 사업 분할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성공 조짐이 보이는 사업은 과감히 떼어내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1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달 26일 웹툰사업 부문을 분할해 '네이버웹툰 주식회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네이버가 신설 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웹툰 사업을 분할하는 이유는 새로운 흥행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형 만화 서비스 '웹툰'의 제작 및 배포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즉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짜기 위해 관련 조직을 떨군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 2월에 'Company-In-Company(이하 CIC)'라는 독특한 제도를 사내에 도입하고 웹툰·웹소설 조직에 이를 처음 적용했다. CIC는 말 그대로 '회사 내 회사' 개념이다. 네이버는 2014년부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셀(Cell)' 단위로 조직을 개편했는데 CIC는 셀 보다 독자적인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한 사내 독립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CIC는 대표이사 직함도 따로 있을 정도다. 마치 별동부대처럼 움직이면서 여차하면 분사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게 만든 조직이다. 웹툰 사업은 CIC로 개편한 이후 2년만에 네이버에서 독립하게 된 셈이다.

 

 

네이버는 20여년전 삼성SDS의 사내벤처가 독립해 출발한 곳이다. 태생부터 신사업 발굴 및 조직 효율을 위한 생존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네이버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중요한 시기마다 사업을 떼어내거나 재편하면서 핵심 경쟁력을 키웠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99년 네이버컴이란 사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이듬해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흡수합병하면서 검색포털 네이버와 게임포털 한게임 서비스를 양대 사업으로 삼았다. 이후 2009년에 광고 및 IT 서비스 인프라 사업을 떼어내 'NHN 비즈니스 플랫폼'이란 별도 법인을 설립했는데 검색 및 광고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즉 본체인 네이버는 검색과 게임에 집중하고 광고 영업 및 IT 플랫폼 개발 등은 별도 법인에 맡겨 각각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013년 8월에는 한발 더 나가 게임 사업(현 NHN엔터테인먼트)을 인적분할하고 게임보다 검색포털에 역량을 쏟아 부었다. 네이버는 설립 초기만 해도 게임 매출이 검색포털 부문을 압도했으나, '캐시카우'인 게임을 정리하고 검색에 집중하면서 현재는 구글·페이스북 같이 온라인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서 벌어 들이는데 지난해 연결 매출(4조226억원) 가운데 광고 매출은 3조원에 육박(2조9670억원)한다. 광고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후에도 왕성한 '세포 분열'을 하고 있다. 2013년에 글로벌 메신저 '라인' 서비스 주체인 일본 라인주식회사를 중심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라인 플러스'를 설립하는가 하면 이듬해에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이 IT인프라 사업부문만 남기고 광고 및 플랫폼 사업을 본체인 네이버에 이전하기도 했다. 라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네이버 모바일 검색광고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작년 8월에는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 서비스를 키우기 위해 스노우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원래 스노우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이자 모바일 커뮤니티 '밴드(BAND)' 등 신규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는 캠프모바일에서 실험적으로 내놓은 앱이었는데 예상 외 반향을 일으키자 관련 사업을 독립시킨 것이다. 현재 스노우는 '아시아의 스냅챗'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라인 메신저에 이어 네이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2일 연구개발(R&D) 조직을 떼어내 네이버랩스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네이버랩스는 기존 연구개발 조직에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인터넷 서비스와 거리가 먼 차세대 기술 부문을 독립시킨 것이다.

 

이 곳에선 카쉐어링(자동차 공유)이나 클라우드 기반 로봇 개발 등을 담당한다. 마치 구글이 검색 기반의 온라인 광고 사업과 거리가 먼 인공지능(AI)과 무인자동차, 드론 등을 연구하기 위해 구글엑스란 연구조직을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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