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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란 이런 것"

  • 2018.02.28(수) 14:54

KB운용 보고서 홈페이지 게재 화제
컴투스· 골프존에 보고서 형식 질의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봇물을 이뤘지만 아직까지는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이 그다지 활발하진 않은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지분 보유 기업을 대상으로 꼼꼼한 분석과 질문으로 차별화된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 형식적 아닌 진짜 궁금한 점 질의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2차례에 걸쳐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을 담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지난해 12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내놓은 결과물들이다.

 

이들의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 대상은 컴투스와 골프존으로 KB자산운용이 각각 20%와 24%의 적지 않은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는 지난달 24일 '컴투스의 미래를 묻습니다' 제목으로 스무 장 분량의 PPT 자료를 통해 컴투스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이익의 지속성을 높이 평가해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꾸준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며 ROE 하락에 대한 회사의 생각과 주주정책 방향성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2015년 8월 인수합병(M&A)를 목적으로 유상증자한 1800억원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유용 계획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22일 내놓은 '골프존, 숨겨진 가치에 대한 생각' 자료에서도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이어갔다. KB자산운용은 골프존이 분할 이후 지주회사에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데 브랜드 로열티율 3.3%의 논리적 근거와 배경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지주사들의 브랜드 로열티율과 비교하면 골프존뉴딘이 가장 높으며 2위와 비교하면 4.4배, 대기업 평균대비로는 11배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낮은 배당성향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신규 투자가 미미한 만큼 ROE 하락폭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며 골프존이 배당성향을 50%로 높여도 3년 뒤 163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32%였던 ROE가 2020년에는 20%까지 하락하는 만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신규 투자계획과 주주정책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 답변 방식·향후 추가 활동 등 주목

 

KB자산운용은 자료 말미에 이메일 주소를 명시하고 제시한 시한까지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컴투스의 경우 지난 7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는데 때마침 분기별로 시행하는 기업설명회(IR)를 자리에서 공개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오는 3월 2일로 시한을 명시한 골프존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답변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규정 상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시에는 거래가 제한되기 때문에 질의는 물론 이에 대한 답변이 전체적으로 공개돼야 한다. 컴투스의 경우 IR이라는 경로가 있었지만 골프존의 경우 정기적인 IR을 실시하지는 않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이 같은 보고서는 다른 운용사들과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줄을 이었지만 다른 운용사들의 경우 도입 초기인 탓에 의결권 행사 내역만 단순 명시하거나 관련 활동이 미미해 거의 형식적인 활동에 그치고 있다.

 

로열티나 향후 현금흐름 등을 따지면서 단순한 분석이나 형식적인 질문이 아닌 나름 꼼꼼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질문이나 투자자로서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질의에 담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수탁자 책임 이행을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해야 할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여러 지분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이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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