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의 주주 행동주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형사들은 '주주 목소리'를 적극 개진하고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운용사들도 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수익자 최선의 이익을 위해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자율적으로 도입하는 원칙이다. 올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운용사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합류하는 모습이다.
◇ 대형운용사 '제 목소리' 커진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이 큐리언트가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이에 대한 근거와 내용에 대한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큐리언트 대표이사에게 보낸 서신에서 "유상증자 결정이 기존 주주의 보유가치를 심각하게 희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주주인 미래에셋운용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큐리언트 측은 최근 답변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희망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추진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 아울러 주주 구성을 고려할 때 제3재 배정 유상증자 추진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KB자산운용도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에 적극 나서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 컴투스를 시작으로, 골프존, 광주신세계, 넥스트아이 등을 대상으로 주주관여 활동에 나섰다.
특히 골프존에 대해서는 KB자산운용이 조이마루 사업부 양수 승인 결의를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판결을 받으며 스튜어드십 코드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
맥쿼리한국인프라금융투자회사역시 주주 행동주의로 따끔한 맛을 보고 있다. 맥쿼리인프라 지분을 3.12% 보유한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맥쿼리인프라로부터 맥쿼리자산운용이 받아 가는 보수가 과다하고 지적하며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운용사 교체를 요구한 상태로 오는 19일 주요 주주들 간에 표 대결이 예정돼 있다.
◇ '코드' 도입 운용사 20곳 육박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중소형 운용사들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키움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완료하고 홈페이지에 7개 원칙을 게시했다.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수탁자 책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 및 합병안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찬성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며 향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고객 이익 극대화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현재 61개사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이 가운데 자산운용사가 19곳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시작으로 운용사들의 도입이 줄을 이었고 올해 중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 11곳이 가세했다. 이들 외에 DGB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 6곳이 추가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