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초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CES는 그 해의 세계 가전업계 흐름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전자업계를 넘어 굴지의 IT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데다, 참가 기업들이 그 해 주력할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해가 갈수록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에도 삼성전자는 146인치 모듈러 마이크로LED TV '더월(The Wall)'을 내놨고 LG전자는 롤러블 65인치 OLED 기술을 선보였다. 내년 1월 역시 기업들은 24개에 달하는 제품 카테고리 안에서 저마다 한층 더 진화된 신기술을 뽐낼 전망으로 특히 8K TV와 AI 음성 인식 기술, 폴더블 디스플레이, 자율주행차 등에 이목이 쏠린다.
◇ '8K TV 대격돌' 갈수록 확전 양상
CES 2019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은 진행형이다. 이들은 진일보된 프리미엄 TV 라인업과 함께 새로운 차세대 TV를 통해 프리미엄 TV시장 선점을 벼르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8K TV의 경우 삼성전자가 기존보다 화면이 더 커지며 진일보한 8K QLED TV 기술을 뽐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8K TV는 85인치까지 시중에서 판매 중이며 새해 CES에서는 90인치 이상의 8K TV가 전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와 소니 역시 기존 시제품을 넘어선 8K TV로 맞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 9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88인치의 8K OLED TV를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 CES에서 공개했던 초고해상도(UHD)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롤러블 TV를 공개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 가전 곳곳 침투하는 AI 음성인식 기술
지난 1월 열린 CES 2018에서는 CES 전시장 곳곳에 '헤이 구글(Hey Google)'이란 문구가 도배를 했다. 헤이 구글은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내는 말이다. 앞서 2017년 CES의 주인공이었던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CES 2019에서 역시 AI에 기반한 음성인식 기술 간의 자존심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음성 인식 기술 자체의 발전은 물론 관련 기능이 각종 생활가전 속으로 더 깊게 침투하면고 사물인터넷(IoT)의 연결성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를 통한 TV 화면 조작은 물론 삼성과 소니, LG의 사운드바처럼 더 많은 제품들로 AI 음성인식 기술이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공지능 'LG씽큐'의 추가 기능을 공개하고 삼성전자도 오는 2020년까지 '빅스비'를 모든 제품에 탑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컨설팅의 잭 웨더릴은 "아마존 알렉사가 장착된 도시바의 OLED 등 TV 세트 안에 자체적으로 원거리 마이크로폰을 장착한 TV가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소니 TV에 단독 탑재된 넷플릭스의 보정 모드 적용도 타제품으로 확대됐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헤드폰 역시 더 새로워진 알렉사가 탑재되는 등 음성인식 기술과의 더 광범위한 통합을 예고하고 있다.
◇ 폴더블 디바이스 출현 초집중
CES에서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트렌드는 화면을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내년 CES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폴더블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미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 출시를 공식 선언했고 LG전자도 같은 시기에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쉽게 관심을 모았던 LG전자의 폴더블폰이 CES 2019에서 선공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2월 예정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앞서 일부 힌트를 제공할지 주목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이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노트북과 태블릿 PC로까지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커넥티드 카의 사이드 미러가 OLED로 교체된 모습도 이번 CES에서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5G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원플러스가 내년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일본 소니 역시 5G를 품은 엑스페리아의 차기 버전을 CES에서 공개할지도 관심이다.
◇ 올해도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흥행 예약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카 등 스마트카 역시 CES에서 끊임없이 세를 확대해왔고 내년에도 변함없이 IT 산업 내에서의 이들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CES 등 IT 가전쇼에서 자율주행차 등이 주인공으로 부각하면서 오히려 모터쇼의 입지마저 위협하고 있다.
올해 토요타는 사용자 요구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인 '이팔레트(e-Palette)를 공개한 바 있다. 포드도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피자 배달 서비스를 소개하며 서비스와의 연결성을 보여줬다.
CES 2019에서는 현대차그룹을 비롯, 도요타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드, GM, 폭스바겐 등 굴지의 자동차 기업들이 부스를 꾸려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란 별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우디는 CES에서 디즈니와 함께 자율 주행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닛산은 LA 오토쇼에서 신형 모델인 리프 E플러스 공개를 미루고 내달 CES에서의 공개를 약속하면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