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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전문 투자회사, 유니콘 기업 제대로 길러내려면

  • 2019.05.15(수) 08:11

상장사 중심 자본시장 운영방식 벗어나야
자본 중심 사회에서 혁신 모멘텀 더 발달

향후 도입 예정인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 유망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을 길러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기전문 투자회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자본시장이 상장사 중심의 자금조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기전문 투자회사 도입…자본시장 접근성 '업'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재무학회와 한국파생상품학회는 지난 10일 'SME 성장금융과 모험자본시장'을 주제로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춘계 정책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와 이진호 한남대 교수, 빈기범 명지대 교수 등이 연사로 나섰다.

연사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올 초 발표한 중기전문 투자회사 도입방안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기전문 투자회사 등장으로 비상장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껏 자본시장이 상장사 중심으로 운영됐다. 중소기업벤처부가 작년에 실시한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기벤처기업 경영애로 사항 중 '자금조달 운용 등 관리'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74.6%에 달한다. 비상장 중소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기보다 은행 대출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 대출은 여러 심사 과정을 거쳐 보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과 은행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기전문 투자회사를 도입하려는 것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소기업 전문투자 인가단위를 신설하고 해당 진입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업계는 올해 중 제도가 마련되면 성장 단계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시장참여자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 증권사 모델에서 벗어난 소규모 투자중개회사 모델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일자리 창출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 업계에는 정책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존 사고방식 전환 이뤄내야"

전문가들은 중기전문 투자회사가 제대로 된 유니콘 기업을 길러내려면 패러다임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장사 중심의 자본시장 운영 방식을 비상장사로 영역을 확대하고 해외로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진호 한남대 교수는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의 발전방안'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현행 자본조달 방식은 지나치게 상장사 중심"이라며 "혁신기업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금융이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본연의 역할 수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거래소 위주로 설계돼 장외시장에 대한 증권사 서비스 영역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예외를 제외한 일체의 시장개설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는 꾸준해 음성 장외주식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교수는 "은행 중심 사회보다 자본 중심 사회에서 혁신 모멘텀이 더 잘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며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비상장증권 거래를 중개하고 인수합병 자문 등 일부 기업금융 업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토록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금융이 글로벌 경험을 길러 중소기업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며 "글로벌 펀드를 조성하고 외국 펀딩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해외 혁신 DNA를 국내에 유입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기업 밸류업 이룰 수 있는 기회 마련 시급"

현행 자본시장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언이 나온다. 김주화 중소벤처기업부 과장은 "금융 당국에서 코스닥 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풍선 효과가 발생해 비상장 시장은 활성화가 안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제도화를 강조할수록 제도를 벗어나게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배경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실장은 "자금 조달 시장으로부터 간섭을 받게 되는 한 혁신 기업에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진행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관련 정책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혜택 범위를 확산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안창국 금융위 과장은 "최근 기업들은 과거 제조기업과 달리 담보로 삼을 만한 전통적 자산이 없어 자본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자본이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업공개(IPO)에서 상장 인센티브까지 기업이 밸류업(가치 상승)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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