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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혁신]日 자산운용업 백전노장의 혁신 투자법

  • 2019.06.04(화) 14:13

[창간6주년 특별기획]
아베 슈헤이 日 스팍스그룹 회장 인터뷰
"혁신은 ESG 투자에서…경제 전환 큰 축"
"평범한 사람들 삶 개선이 바로 혁신"

"ESG가 엄청 중요해집니다. 특히 중국에 있어 ESG 투자는 성장과 직결됩니다. 지금까지 돈이 움직여왔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죠. 이 분야에서 유력 기업가들이 엄청나게 나올 것이라 봅니다"

아베 슈헤이 일본 스팍스그룹 회장(65)은 ESG 투자에 글로벌 자금이 대폭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투자 차원에 멈추지 않고 성장의 한 축이 될 것이란 지론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한 투자 전략을 말한다.

아베 회장은 일본 자산운용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서른 한 살에 노무라증권 뉴욕지점을 퇴사한 후 자본금 1달러로 '아베 캐피탈 리서치'를 창업했고 이후 조지 소로스와 일했던 경험을 자양분 삼아 1989년 일본에서 스팍스자산운용을 세웠다.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한국과 홍콩 등으로 외연 확장에도 성공했다. 올 4월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는 약 1조2100억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조2230억원이다. 모회사 없이 운용 실력만으로 달성한 성과라 의미가 더 크다.

비즈니스워치는 지난달 28일 도쿄도 미나토구 스팍스 본사에서 아베 회장을 만났다. 그는 세계 자본 흐름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 특정 분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사의 투자 혁신에 대해서도 물었다.

오른쪽부터 아베슈헤이 스팍스그룹 회장, 스즈키 다케시 스팍스코리아 사장 [사진=윤도진 기자/spoon504@]
ESG 투자는 필연적 성장 전략

아베 회장은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지난 3월6일 오후 5시 기준 동아시아 대기질 지도를 꺼내 들었다. 중국 연안 지역의 대기질은 대부분 빨간색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람이 동쪽으로 불어 우리나라도 일부 남부지방 외에는 온통 붉은색 투성이다.

"이 지역 국내총생산(GDP)은 3만 달러 안팎입니다. 생활 수준이 한국 일본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높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사람들이 일본에 많이 옵니다. 공기가 깨끗하기 때문이죠. 대기 오염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지금의 중국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없었다. 스팍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89년 세계 총 GDP 20조 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약 30년 후인 2017년 전체 GDP 81조 달러에서 중국은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아베 회장이 소개한 동아시아 대기질 지도. 색갈이 붉을 수록 대기질이 좋지 않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람이 분다.
유틸리티 경제 전환, 성장 패러다임 변화 대변

자본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1989년 12월 기준 대비 지난해 말 기준 중국증시는 9배 이상 상승했다. 미국 7배, 영국 3배, 한국 2배 등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중국이 지금까지 자본을 쓸어담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즉 세계 자본의 상당 부분을 쥐고 있는 중국 내 자본가들이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성장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하면 자금이 환경을 개선하는 분야로 몰리게 될 것이라는 것. 최근 유틸리티 경제로의 전환은 이를 대변한다.

유틸리티 경제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강조한다. 빚으로 수요를 창출해 양적 성장을 도모해 온 세계 경제가 한계에 봉착해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나타난 필연적 단계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주요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실체를 갖고 있지 않다.

"ESG 투자는 선진국 연금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무려 45조 달러 규모입니다. 기업은 추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필연적 성장 경로입니다. 이 분야 노하우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 스팍스운용, ESG 관련 펀드 활발히 조성

아베 회장이 환경 분야에 주목하게 된 배경에는 그만의 독특한 기업관이 자리 잡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고객은 지자체 국가 세계 등으로 다양하지만 본질적으로 타인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기업 활동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파나소닉 창업자 마츠시타 코노스케의 수도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수도꼭지를 틀면 누구나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나오는 것처럼, 좋은 품질의 물건을 저렴하게 많이 만들어서 모두의 삶의 질을 높여나간다는 철학입니다"

즉 ESG 투자가 불특정 다수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스팍스가 ESG를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펀드를 활발하게 조성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존경하는 경영자로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야나이 타다시 유니클로 사장을 꼽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터뷰하는 아베 회장. 맨 아래 사진은 스팍스 도쿄 사무실 전경 [사진=윤도진 기자/spoon504@]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은 '진정성'

"사람은 누구나 이타적 배타적 사고를 동시에 합니다. 생활이 힘들면 자기중심적 생각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최근 500년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간 생활에서 도구가 잘 활용되도록 유도하는 것, 자본의 역할과 혁신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베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서 '스팍스는 저축하는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험난한 시장 속에서 투자 성과를 꾸준히 내게 한 원동력이다. 단기적 운용 성과보다는 긴 호흡으로 시장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향후 관건이다.

"지난 30년간 닛케이평균지수는 매년 평균 마이너스 2%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봉이 위태롭게 서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험난한 시장 속에서 성과를 꾸준히 낼 수 있었던 것은) 투자 전략 그 자체로 인정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어떤 일이든 진정성이 없으면 들키기 마련입니다"

혁신(革新). 묵은 제도나 관습, 조직이나 방식 등을 완전히 바꾼다는 의미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치열한 변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왔고, 유례를 찾기 힘든 역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성장공식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워치가 창간 6주년을 맞아 국내외 '혁신의 현장'을 찾아 나선 이유다. 산업의 변화부터 기업 내부의 작은 움직임까지 혁신의 영감을 주는 기회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 그 시작은 '혁신의 실천'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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