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시중에 돌고 있는 자금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컨소시엄을 맺고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자사의 유동성 위기와 결부해 포기할 것이란 루머에 대해서도 지나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7일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은 1조원대 마진콜(Margin call, 추가증거금 요청) 발생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기자 질문에 "자기자본 9조원대의 회사가 1조원대 마진콜로 유동성 위기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반박했다.
조 부회장은 "마진콜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가 어디인지 아느냐"라며 "우리는 그에 비하면 저 아래에 있을 정도로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이 우리의 절반 수준이면서 자체 헤지 물량이 우리보다 두배인 회사도 있는데 우리보고 유동성 위기라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발을 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재무적 투자자일 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선 HDC현산에 물어봐야 한다"며 HDC현산 측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 여파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위험회피(헤지)와 관련해 달러 증거금을 더 내라는 요구(마진콜)를 받은 바 있다.
해외 지수연계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해외선물을 통해 위험회피를 하는데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면서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게 된 것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를 포함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의 자체 헤지 비중이 높다. 납입 증거금 규모는 많게는 증권사당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미래에셋대우가 대규모 마진콜 발생으로 자금 유동성이 경색됐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컨소시엄에서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현금성 자산이 달러를 포함해 5조원 가량으로 유동성이 더 없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뜩이나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심리적으로 경색한 상황에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유동성 루머가 돌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회사 신년사에서도 사업에 대해 보수적으로 추진하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만큼 유동성을 충분하게 확보하자는 기조"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선 컨소시엄의 재무적 투자자로서 최선을 다한다 외엔 말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조건을 변경하거나 2500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는 강수까지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업계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면서 HDC현산의 이른바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HDC현산측은 아직까지 인수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별 다른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HDC현산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이 없었다"라며 "컨소시엄 내부의 자금 조달 문제는 관계자들끼리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