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잇달아 기후변화 국제 협의체 지지 선언에 나서는가 하면 앞다퉈 ESG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ESG 개념을 경영과 투자에 빠르게 접목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함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TCFD)' 서포터즈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TCFD는 지난 2015년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주도로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 방안 마련을 위해 창설됐다. 현재 전 세계 78개국, 1900여개 기업과 단체가 속해 있고 국내는 환경부와 한국거래소 등 34개사가 가입해 있다. 운용사로는 안다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먼저 동참했다.
삼성운용은 작년 11월 삼성 금융 관계사와 함께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석탄 투자를 중단하거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기후금융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달 중으로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해 ESG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원정 삼성자산운용 ESG팀장은 "기후 변화와 관련한 투자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향후 ESG 투자와 경영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이보다 앞선 지난 16일 TCFD에 가입하고 이날 ESG 운용위원회를 신설했다.
이현승 대표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각 운용본부장들이 참여하는 ESG 운용위원회는 통합적 ESG 전략과 자산군별 ESG 전략 수립, ESG 투자성과 분석, ESG 위험관리 등 운용 프로세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또 상품위원회를 통한 신규 상품 심의 시에도 관련 요소를 반영해 출시함으로써 상품 출시 단계에서부터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올 초 업계에서 처음으로 ESG 전담 부서인 ESG&PI실을 신설한 KB운용은 ESG 통합(Integration) 시스템을 적용해 개별 기업들의 ESG 수준을 평가하고 이를 운용에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운용과 KB운용보다 앞서 TCFD에 가입한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ESG 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을 완료했다. 한화운용은 삼성운용과 마찬가지로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만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