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고령화 시대 국민의 자산 형성을 위해 주식이나 채권, 펀드, 보험 등의 투자 상품을 담을 수 있는 '투자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자산 비중을 높여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1일 이광재 의원실·김병욱 의원실과 공동으로 '투자형 ISA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민 재산 형성 지원 목적의 '금융투자상품 전용 장기투자 세제상품'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주제 발표를 맡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산 비중 확대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자산 관리 방향"이라며 "개인투자자의 자산이 자본시장에 유입돼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형 ISA에 적극적으로 세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현행 ISA 제도를 일반형 ISA와 투자형 ISA로 나누고 비과세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 예로 영국 ISA 제도를 들었다. 영국은 현재 ISA 제도를 예금형과 증권형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예금형 ISA는 예적금과 머니마켓펀드(MMF) 위주로 설계하고 증권형 ISA는 상장 주식과 채권, 펀드, 보험 등 투자 상품으로 운영한다. 증권형 ISA에는 예적금 상품을 담을 수 없다. 또 ISA 계좌의 수익 전액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준다.
ISA는 예적금이나 펀드와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 계좌로 2016년 3월에 도입됐다. 도입 첫 해인 2016년에 가입한 계좌가 대다수라 올해 5년 만기를 맞는 계좌가 많다. 신규 가입이 늘지 않으면 전체 가입자가 올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ISA 활성화를 목적으로 세법을 개정하면서 올해부터는 관련 제도가 크게 바뀌었다. 계약기간 연장이 가능해져 원할 경우 계속해서 계좌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소득 요건도 폐지돼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투자중개형 ISA를 추가해 '상장 주식'을 편입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의 선택 폭이 크게 늘었다.
ISA는 은퇴자산을 축적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퇴직연금·개인연금과 달리 국민의 재산 형성을 지원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은퇴 이후 연금 형식으로 지급받는 연금계좌와 달리 은퇴 전이라도 가입자가 필요한 경우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투자형 ISA 도입과 세제 혜택으로 안전자산 위주의 가계 투자패턴에 변화를 유도하고 국민 금융자산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며 "장기 투자를 촉진해 자본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투자소득 과세 도입시 ISA의 투자 유인 저하 가능성에 공감한다"며 "ISA의 국민 자산 형성 기능 강화를 위해 투자 유인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